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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칼럼] 국제적인 인물, 최부(崔溥)선생
2017년 12월 06일 (수) 10:50:15 박부길 기자 gjinews9788@hanmail.net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장
나주에서 국제적인 인물을 나타낼 수 있는 사람은 최부선생이다. 2013년부터 최부선생기념사업회를 발족하여 지금까지 1,000여만원의 자금을 만들어 기념비를 세우려고 했으나, 나주시내 어느 곳에도 비를 세울 곳이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

금성관 주변은 문화재 유적이라 되지 않고, 혁신도시 호수공원에는 아직 전남도에서 나주로 넘어오지 않고, 그곳 또한 공원지역이라 세울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공무원들이 최부선생을 세우면 많은 다른 성씨들이 자기네 조상의 비를 세워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진주강씨인데, 우리 선조의 비를 부탁하는 것이 아니다, 최부선생은 일반 성씨들과 다른 국제적인 인물이다” 라고 말하여도 별로 그것에 대한 관심은 없는 것 같았다. 몇 달 전에도 중국 태주시에서도 공무원들이 왔지만, 나주시 공무원들은 최부선생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고, 무관심한 편이다.

그 동안 광주시의 정율성선생, 화순군의 주자묘, 곡성군의 무후사, 장흥군의 정안사 등은 성역화 사업이 시작되고 있다. 무안군 몽탄면에 있는 최부선생의 묘역은 무안군의 노력으로 잘 정비 되었 있는데, 전남의 중심지 나주에서 아무일도 하지 않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6.25 전쟁이 끝난 후 아놀드 토인비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파고다공원에서 손자와 할아버지간에 실랑이 벌어지는 것을 목격하였다. 할아버지가 장기를 두고 있는데, 손자 녀석이 엄마가 진지 잡수시게 오시라고 한다면서 끌어당기고, 할아버지는 밥이고 뭐고 장기만 두는 것을 보았다. 그가 말하기를 “한국은 머지않아 선진국이 될 것이며, 만약 지구가 멸망하고 새로운 별로 이주해야 한다면 반드시 효(孝)를 가지고 가야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중국에서 외국인이 쓴 3대 기행문의 하나인 표해록(漂海錄)의 저자 금남(錦南) 최부선생이 중국에서 효(孝)의 대명사로 알려지고 있다. 요녕대학 풍옥충(馮玉忠)총장을 초청하여 우리 지역 대학에서 특강을 하였는데, 한국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은 이순신(李舜臣)장군이며, 두 번째는 중국에서 효의 상징으로 알려진 최부(崔溥)선생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와 함께 최부선생의 묘까지 찾아가서 절을 하고 엎드려 감격해 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다. 나도 최부선생에 대해 항상 존경을 하고 있지만, 그분은 나보다 휠씬 더 꿇어 앉아 한참동안 엎드려 비석을 만지는 것을 보았다.

2013년 나주에서 탐진최씨문중 최남희 어르신을 비롯한 뜻 있는 분들이 모여 ‘최부선생 기념사업회’를 발족하였다. 2002년 11월, 2004년 10월 나주시의 주최로 두 차례에 걸쳐 최부선생 학술세미나를 개최하였고, 2010년 8월 중국 항주 절강대학에서 최한선교수가 주축이 되어 ‘최부지려(崔溥之旅)’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여 참석하였다.

금남 최부(1454∼1504)선생은 나주시 동강면 성지촌에서 태어나 1477년 때 진사에 합격하고, 1486년에는 중시(重試)에도 합격하였다. 1487년 9월에 추쇄경차관(推刷敬差官)의 임무를 띠고 제주로 도망간 노비들을 육지로 보내는 일을 하였다.

1488년 윤 정월에 부친상 소식을 듣고 급히 제주에서 배를 타고 오다 추자도 부근에서 폭풍을 만나게 되어, 43명과 14일 동안 바다에서 표류하는 동안 풍랑과 추위에 떨어야 했으며, 해적을 만나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기기도 하였디.

절강성 태주부 임해현 우두외양(牛頭外洋: 현재 삼문현)에 상륙하였는데, 당시 명나라는 왜구는 먼저 살해하고 보고만 하게 되어 있어, 많은 주민들이 창과 칼을 가지고 나와 왜구인 줄로 오인하고 위협하였다.

최부선생이 조선 선비라고 필담으로 나누면서 말하자, 그때부터 존경과 대접을 받게 되었다. 태주, 영파, 소흥을 거쳐 항주까지 조사를 받고 조선인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경항대운하를 따라 소주, 양주, 북경까지 도착한 최초의 한국인이었다.

그는 표류중이거나 귀국할 때까지 항상 상복을 벗지 않았으며, 명나라 황제(효종: 홍치제)를 알현(謁見)할 때도 옷을 갈아입지 않겠다 하여 관리들에게 애를 먹게 하기도 하였지만, 조선이 얼마나 효(孝)를 중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북경을 출발하여 산해관, 요양, 구련성을 거쳐 압록강에 이르러 귀국하였는데, 여정이 8천여리에 달했으며, 135일간의 체류를 한 후 7월에야 한양 청파역에 도착하였으며, 성종의 명으로 진기한 표해록(漂海錄)을 남겼다.

중국의 3대 기행문인 표해록은 이탈리아 출신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과 일본인인 원인(圓仁)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 중에서 표해록이 가장 좋은 기행문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은 최부선생의 해박한 지식으로 중국 전역을 속속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표해록은 한중일(韓中日)의 대외관계를 알 수 있다. 일본과 명나라는 그 당시에도 왜구(倭寇)가 자주 출몰하여 중국을 괴롭혔으며, 5백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중국과 일본,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변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해록은 당시 명나라의 해안방비, 정치, 운하, 지리, 민속, 언어, 문화와 두 나라 관계 등을 연구하는데, 중국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았거나, 미흡한 부분의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표해록은 일반인에게는 볼 수 없다가 1573년 외손자인 유희춘(柳希春)선생이 발간하여 세상에 내놓았으며, 일본에서는 1769년 청전군금(淸田君錦)에 의해 당토행정기(唐土行程記)로 발간되었다. 1965년 미국인 John Meskill에 의해 영어로 번역되었으며, 1979년에 최기홍선생, 1992년 북경대학 갈진가(葛振家)교수, 2004년 동국대학교 서인범교수, 2016년 최철호선생에 의해 소개되어 더욱 알려지게 되었다.

성종은 “공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사지(死地)에 다니면서도 국위선양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바로 와서 부친의 장례에 가지 않고 표해록을 썼다고 탄핵을 하려고 하자, 성종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였다.

그는 김종직의 문하로서 1498년 무오사화가 일어났을 때, 다른 문인들과 함께 장형(杖刑)을 받고, 단천으로 귀양가, 1504년 10월 사형에 처해졌다. 그의 나이 51세로 그의 포부와 경세제민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비운을 만나 끝내는 죄 없이 죽고 말았으니, 그 당시 사림(士林)들은 몹시 애석해 마지않았다.

중국 절강성의 관리들은 최부선생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으며, 최부선생의 길을 따라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부선생의 비는 절강성 희망소학교와 태주시에 있고, 강소성 무석 현감이 석혜공원에서 최부선생에게 식사 대접을 한 곳에 기념비를 세웠다.

요즈음 중국에서 최부선생의 유적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만, 나주시에서 최부선생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앞으로 나주시에 최부선생의 기념관을 세워 한중(韓中)간 문화교류를 위하고,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도 장소를 선정하여 기념관을 시급히 세워야 할 것이다.

2017년 12월 6일
한중문화교류회장 강 원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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