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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칼럼]탈북자 문제 중국만 탓할 것이 아니다.
[강원구 칼럼]탈북자 문제 중국만 탓할 것이 아니다.
  • 박부길 기자
  • 승인 2012.03.15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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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행정학박사. 국제관광교류협회장
중국 요녕성 심양시나 길림성 통화시, 연변조선족자치구의 연길이나 도문에 가면 탈북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청소년들이나 중년층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도와 달라는 말을 하면 모두가 동포애를 느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1만원 정도 거두어 주면 보통 20만원이 된다.

김정구선생이 부른 ‘두만강 푸른 물에 노젓는 뱃사공’의 배경지인 도문(圖們)이 나온다. 두만강에서 뗏목을 타면 북한 초소의 병사들이 손을 흔들면서 돈을 달라고 소리 지른다. 그러면 10달러나 1만원을 돌에 말아 던져주면 그들은 고맙다는 표시를 한다.

신의주 건너편 압록강이 흐르는 단동시 호산산성이 있다. 그곳에 오르면 관서팔경의 하나인 의주의 통군정(統軍亭)이 보이고, 북한의 비행장에서 군용기가 뜨고 내리는 것이 보인다. 호산산성에서 조그만 도랑만 건너면 북한 땅이다. 그곳에도 북한 병사가 있어 먹을 것을 사들고 부르면 와서 받아간다.

북경이나 상해 호텔에서 아침 일찍 나오면 탈북자들도 간혹 보인다. 그들 역시 만나면 동포애를 발휘할 수밖에 없다. 1990년 중반에 많은 탈북자들을 북한에 돌려보내지 말라고 하면, 중국은 20만명 정도 되는 탈북자를 모두 잡아서 한국으로 보내면 받겠는가 물어보면 한국에서 대답을 못했다고 한다.

중국도 한국과 북한 사이에 고민도 많을 것이다. 황장엽씨가 넘어올 때는 북한에서 한국으로 보내지 말라고 했지만, 한국으로 보냈다. 또한 우리가 탈북자를 보내지 말라고 했으나 정치적인 사람이라기보다 경제가 어려워 넘어온 사람이라 하여 종종 보내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중국에게만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나치게 배타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온 동포들은 따뜻하게 대하면서 중국동포나 북한에서 넘어온 탈북자에게는 잘 대하지 못하다고 있다.

중국 광동성 광주(廣州)시나 심천(深圳)시에 평양출신들의 화교들이 가이드를 많이 하고 있다. 그들에게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무시하지 않는가?”라고 물어 보면, 중국에서는 절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중국동포나 탈북자들이 한국에 대해 나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너는 탈북자들은 브로커 손에 걸리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구조에 갇혀 있다. 국경에서 브로커 손에 잡힌 탈북여성들을 1차 비용(약 1000~2000위안)으로 구출하면 최소한 인신매매를 막고 이들을 안전하게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다. 북한 인권 단체들이나 탈북 도우미들이 이런 사실을 알려도 대한민국의 여성단체 어느 곳도 탈북여성들이 팔려가지 않도록 기금을 만들어 도움을 준 적이 없다.

한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이 북한에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서 200만원 정도 보내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30% 정도 손에 들어간다. 이러한 일도 브로커들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나 시민단체들이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그동안 탈북자 문제에 대해 이른바 조용한 외교보다는 땜질식 외교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탈북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중국과 양자 협의를 통해 문제를 풀다 보니 매번 중국에 특별한 고려를 요구하는 입장에 서게 된 것이다.

정부의 조용한 외교는 탈북자 문제의 성격과 북중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에 대한 공개 압박보다는 중국과의 물밑 협의가 한 명의 탈북자라도 한국으로 더 데려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옳은 일이다.

재중공관에 있는 탈북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한 명도 한국으로 오지 못했으며 탈북한 국군포로의 가족은 3년째 공관에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중국의 정책담당자와 전문가에게 탈북자 문제의 본질을 알리고 중국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유도하는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

탈북자 문제가 복잡한 것은 남북한간에 긴장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원인이 있다. 이렇게 꼬인 것은 분명히 북한이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속 긴장상태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통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북한과 접촉하고 통일에는 중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2년 3월 15
강원구 행정학박사. 국제관광교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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