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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칼럼]교사의 존경은 체벌(體罰)에서
[강원구 칼럼]교사의 존경은 체벌(體罰)에서
  • 박부길 기자
  • 승인 2012.02.10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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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호남대 초빙교수. 국제관광교류협회장
정부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중학생이 자살한 후에 나온 정부 합동 대책이다. 1995년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2004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정, 2005년 1차 학교폭력예방 5개년 기본계획, 2007년 15대 중점과제 발표, 2009년 3차 학교폭력예방 5개년 기본계획 등 정부의 대책은 많았다.

그런데도 학교폭력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학교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의 나이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학교폭력의 형태도 조직화, 흉포화되고 있다. 대책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학교폭력이 사회 문제화 된 것은 대책보다 실천이 뒤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일본 학생들이 광주에 수학여행을 왔다. 호텔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데 그들이 떠들썩하게 다녀 몇몇 학생들을 불러 커피 한잔 마시면서 이것저것 물어 보고, 그들과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인솔교사가 필자에게 와서 정중히 인사를 하고, 그 학생들을 여지없이 뺨을 때리는 것이었다. 얼떨결에 무슨 일인가 물어보니, 학생들에게 저녁 8시 30분에는 호텔 방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는데, 지금 5분이 늦었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죄송하였든지 미안하다고 했지만 그 학생들은 개 끌고 가듯 가버리고 말았다. 미안하기도 하였지만, 학생들을 저렇게 다스리지 않았더라면 교육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하였다.

영국 왕립 웨스터민스터 학교에 국왕이 방문하게 되었다.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교실 내에서는 어느 누구나 모자를 벗게 되어 있는 국왕의 바로 앞에 교장선생이 모자를 쓰고 이것저것을 말하면서 학생들 앞에서 거만을 부리면서 교실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교장은 얼른 모자를 벗으면서 국왕에게 "조금 전 제가 모자를 쓰고, 거만하게 한 것을 용서하십시오. 학교 내에서 내가 제일이라는 것을 보이지 많으면 학생들 교육시키기가 어렵습니다"라고 말하자, 국왕은 "정말 훌륭한 교장선생님입니다"라고 칭찬을 한 적이 있다.

요즈음 체벌 금지를 내린 이후 찬반 논쟁이 뜨겁다. 한 방송국이 최근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72%가 체벌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학생 통제를 위해 체벌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정서가 존재하는 것이다.

얼마 전 만해도 우리 부모님들은 선생님에게 매를 맞고 돌아오는 자녀를 보면 교사를 탓하기 전에 자녀를 나무랬다. 그 때라고 부모의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요즘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몰지각한 행동들은 선생님을 따르고 존경하는 마음과 거리가 있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 자녀 체벌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여중생이 나무라는 여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휘두르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수업 중에 학생들을 체벌한다고 같은 급우가 경찰에 신고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순찰차에 태워 연행하는 경찰의 교권침해 조치는 한심하다 못해 망연자실할 일이다.

교육적 차원의 체벌은 허용돼야 한다. 초등학교 6학년만 되면 의도적이고 교묘하게 친구를 괴롭히거나 중․고교 선배들과 함께 나쁜 행동을 저지르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을 대화와 설득으로 지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교사는 묵묵히, 성실하게, 애정을 담아 학생들을 지도한다. 소수의 몇몇 교사들이 폭력을 휘두른 것을 가지고 전체 교사들의 문제인 양 침소봉대(針小棒大)되고 있다.

어떤 제도나 정책도 완벽할 수는 없다. 이번에 발표된 학교폭력근절 대책에 대해서도 각계의 반응이 크게 다르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긍정적인 측면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학교장에게 가해 학생을 즉시 출석 정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피해 학생 전학 권고 규정 폐지나 학교안전공제회가 피해 학생의 상담과 보호, 치료비를 부담한 뒤 가해 학생 부모에게 구상권을 행사토록 한 것도 옳은 방향이다.

교육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요한 것은 교사가 대접 받는 사회를 만들면 모든 것이 잘 풀리게 된다.

 

2012. 2. 9
姜元求 호남대 초빙교수. 국제관광교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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