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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의 불법어로와 韓中外交
중국어선의 불법어로와 韓中外交
  • 박부길 기자
  • 승인 2011.12.15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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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호남대 초빙교수. 한중문화교류회장
1931년 7월 2일 중국 길림성(吉林省) 만보산(萬寶山) 지역에서 한ㆍ중 두 나라 농민 사이에 분쟁이 일어났다. 그것은 일제의 토지조사사업을 계기로 일본인 대지주가 증가한 반면, 조선의 많은 농민들은 소작농으로 전락했고 생활은 극도로 비참해졌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만주나 일본으로 이주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1927년 56만 명 정도이던 만주의 이민수는 1936년 89만 명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이때 조선농민을 동원해 수로공사를 진행하자 부근에 거주하고 있던 토착 중국농민들이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로 양국 농민간에 감정적 대립이 생겼다.

일본측은 조선인들에게 공사를 강행하게 했다. 이리하여 제방공사가 다시 시작되었는데, 이것을 본 중국농민 약 500여 명은 농기구를 가지고 모여 용수로를 막은 제방을 파괴했다. 우리 농민들은 일본에 의해 수로복구와 제방공사를 계속 진행시켜 물길이 통하게 되었다.

일본의 이러한 행위는 진심으로 우리 농민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일제는 특무기관에 조작기사를 제공해 〈경성일보〉에 사건을 대대적으로 확대 보도하게 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반(反)중국 감정이 유발되었으며, 인천ㆍ평양ㆍ서울 등지에서 수천 명의 한국인이 중국인을 습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일본 영사관은 신문기자를 매수해 특무기관에서 만든 만보산 사건에 관한 기사를 그대로 국내신문에 게재하게 해 일부 조선인으로 하여금 중국인에 대한 분별 없는 폭력행위를 일으키도록 했다.

국내의 일본경찰들은 일부 조선인 불량배를 금품으로 매수해 범죄행위를 조장했다. 그러나 이것은 곧 국내 〈동아일보〉에 만보산 사건이라는 것이 별로 대단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도되면서 수습되었으며, 일제의 음모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때 중국 국민당 정부의 장개석(蔣介石)은 동아일보사에 한ㆍ중 우호를 다짐하는 감사패를 전달하기까지 했다.

일제는 이 사건으로 한국인의 항일의식을 반중국 감정으로 쏠리게 했으며, 한ㆍ중 양국민의 공동의 적인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연대의식을 약화시키려고 했다. 또한 한ㆍ중 사이의 민족감정을 자극해 두 민족을 분열시키고, 만주사변을 일으키는 데 이용하고자 했다.

우리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의 선장이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이청호 경장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중국 어선들은 서해를 침범해 불법 조업한 것도 모자라 단속 경찰관의 목숨까지 빼앗은 것이다.

외교통상부는 중국대사를 불러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했으며, 중국 외교부도 유감을 표시하기는 하였으나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반중 감정이 싹트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1992년 한국과 중국간 외교수립 이후 상당히 복잡한 외교문제가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하면 지금까지 쌓아올린 양국간에 우정에 많은 틈이 생길 수 있다.

중국어선들이 우리나라 해경 단속에 저항하는 주된 수법은 자신들의 어선을 10여 척씩 굴비처럼 나란히 엮어 그대로 달아나는 방법이다. 중국 어선들은 선단을 꾸려 불법 조업이 적발되면 삼국지 적벽대전에 나오는 조조(曹操)의 군대가 쓴 연환계(連環計)와 같이 하고 것이다.

중국 정부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에 대해 최소한의 관리책임을 지도록 한중간 협상을 새로 해야 한다. 극단적 상황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절실하다.

한국도 불법조업 중국어선 적극단속과 외교대응이라는 장단기 방안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우선 해경의 인력, 장비를 보강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과 외교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법을 잘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중국에서 잘못을 저지를 때는 중국에서 가차없이 법 집행을 하고 있다.

우리는 해경들이 고생하여 잡아와도 바로 풀어주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그 동안 어느 나라보다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중간에 분쟁이 일어나면 어느 나라도 득이 되는 나라는 없다. 제 2의 만보산사건 같은 일이 벌어지는 일이 없도록 상호 외교적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 때라고 본다.

2011년 12월 15일 姜元求 호남대 초빙교수. 한중문화교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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