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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칼럼]중학생에게 머리채 잡힌 선생님
[강원구 칼럼]중학생에게 머리채 잡힌 선생님
  • 박부길 기자
  • 승인 2011.11.03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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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호남대 초빙교수
지난달 19일 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2학년 여학생이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몸싸움을 하였다는 것은 부모를 폭행하는 것과 같은 아주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우리 사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이 문제를 교권침해로 보고 대응에 나섰으나 해당 교사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수업시간에 휴대전화 영상을 보는 등 수업태도가 불량했던 여학생을 여교사가 훈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교사는 몇 차례 상담실로 불렀으나 불응한 그녀를 이날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치자 근처 교실로 데려갔다. 교사가 수업하던 교실에서 훈계를 받던 그녀는 이를 참지 못하고 뛰쳐나간 뒤 이를 제지하던 교사와 이 같은 일을 벌였다.

학교측은 이 사건 이후 교내 선도위원회를 소집, 여학생의 전학 권고와 사회봉사활동 등의 조치를 내렸으나 그녀의 부모는 당초의 전학 의사를 번복,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학생의 부모는 자신의 딸도 잘못이 크지만 지나친 표현을 한 교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항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은 부모가 선도위원회의 결정에 따르지 않자 학교교육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교육청은 교권침해 사례인 이 문제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형사사건으로 비화할 경우 교사에 대한 법률적 지원에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사와 학생간 폭행 경위에 대한 주장들이 극명하게 갈리지만, 교육청으로서는 일단 교권침해로 보고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학생들이 광주에 수학여행을 온 적이 있었다. 호텔에서 놀고 있는데 인솔교사가 나타나 학생들을 여지없이 뺨을 갈기는 것을 보았다. 무슨 일인가 물어보았더니, 학생들이 저녁 8시 30분까지 호텔 방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는데, 5분이 지났다는 것이었다.

교사는 학생들을 개 끌고 가듯 가버리고 말았다. 일본 교사들이 그렇게 교육시키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일본도 교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영국 왕립 웨스터민스터학교에 국왕이 방문하게 되었다.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교실 내에서는 어느 누구나 모자를 벗게 되어 있는 국왕의 바로 앞에 교장선생이 모자를 쓰고 이것저것을 말하면서 학생들 앞에서 거만을 부리면서 교실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교장은 얼른 모자를 벗으면서 국왕에게 "조금 전 제가 모자를 쓰고, 거만하게 한 것을 용서하십시오. 학교 내에서 내가 제일이라는 것을 보이지 많으면 학생들 교육시키기가 어렵습니다"라고 말하자, 국왕은 "정말 훌륭한 교장선생님입니다"라고 칭찬을 한 적이 있다.

서울시 교육청이 '체벌 전면금지'조치를 내린 이후 한 방송국이 최근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72%가 체벌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학생 통제를 위해 체벌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정서가 존재하는 것이다.

얼마 전 만해도 우리 부모님들은 선생님에게 매를 맞고 돌아오는 자녀를 보면 교사를 탓하기 전에 자녀를 나무랐다. 그 때라고 부모의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가 교사에게 심한 욕설과 폭행을 가하는가 하면 교장실로 찾아가 "부모인 나도 매 안 때리는데 선생이 감히 왜 때리느냐"고 추태를 부린다고 한다.

요즘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몰지각한 행동들은 선생님을 따르고 존경하는 마음과 거리가 있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 자녀 체벌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폭행하고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여중생이 나무라는 여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휘두르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수업 중에 학생들을 체벌한다고 같은 급우가 경찰에 신고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순찰차에 태워 연행하는 경찰의 교권침해 조치는 한심하다 못해 망연자실할 일이다.

교육적 차원의 체벌은 허용돼야 한다. 초등학교 6학년만 되면 의도적이고 교묘하게 친구를 괴롭히거나 중ㆍ고교 선배들과 함께 나쁜 행동을 저지르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을 대화와 설득으로 지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2011. 11. 3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호남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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