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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손보 농작물 재해보험, 단감재배농가는 호구
농협손보 농작물 재해보험, 단감재배농가는 호구
  • 기범석 기자
  • 승인 2021.09.28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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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비로 인한 탄저병 발생으로 낙과…방제 불가능한 천재임에도 보상 제외

고추‧벼 등 다른 작물은 병충해 보상하면서 단감은 제외…작물별 형평성에도 안 맞아

[광주일등뉴스=기범석 기자]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잦은 비로 인해 단감재배농가의 최대 천적인 탄저병으로 인한 낙과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농협손해보험이 실시하는 농작물재해보험에서는 전혀 보상을 하지 않아, 봄철 냉해에 이어 2연타를 맞으며 단감재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봄에 입은 냉해로 인해 몇 알 달리지 않은 광주 광산구 단감 농장의 단감(태추) 모습. 꾸준한 방제에도 불구하고 잦은 비로 인한 탄저병 발생으로 낙과  피해를 입고 있다.
봄에 입은 냉해로 인해 몇 알 달리지 않은 광주 광산구 단감 농장의 단감(태추) 모습. 꾸준한 방제에도 불구하고 잦은 비로 인한 탄저병 발생으로 낙과 피해를 입고 있다.

27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단감 재배농가에 따르면, 9월 들어 계속된 비와 추석 뒷날인 22일 닥친 돌풍 및 일시적인 호우로 인해 낙과가 발생해 23일 재해보상 신고를 했는데, 26일 현장조사를 나온 농협손해보험 관계자에게서 탄저병으로 인한 낙과피해이므로 보상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수천만 원(정부‧지자체 지원 포함, 자부담 20%)을 들여 가입한 농작물재해보험이 무용지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여름에는 집중호우와 태풍은 없었지만 계속된 잦은 비로 인해 탄저병 방제가 불가능한 상태로 누가 봐도 천재가 분명함에도, 농협손해보험에서는 보험약관 제4조(보상하지 않는 손해) ②(적과종료 이후) 4항(원인의 직‧간접을 묻지 않고 병해충으로 인한 손해)의 규정을 들어 보상에서 제외된다고 한다는 것이다.

'벼'는 각종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최대 70%까지 보상하고 있다.
'벼'는 각종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최대 70%까지 보상하고 있다.

보험 가입 시 약관을 꼼꼼하게 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가입자가 얼른 살펴보는 제2관(보험금의 지급) 제3조(보상하는 손해) <보험대상 자연재해의 정의> 표에서 ‘호우피해’를 ‘평균적인 강우량 이상의 많은 양의 비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라고 규정하고 있어 가입 농민들은 비가 많이 내리는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하는 걸로 인식하고 있다.

한편, 농작물재해보험 <벼> 약관에 보면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 벼멸구, 도열병, 깨씨무늬병, 먹노린재, 세균성 벼알마름병 등에 대한 병해충 최대 인정 피해율이 70%로 병해충 피해 보상을 하고 있다.

또, <고추> 약관을 보면 1등급(역병, 풋마름병, 바이러스병, 세균성무늬병, 탄저병)은 70%, 2등급(잿빛곰팡이병, 시들음병, 담배가루이, 담배나방) 50%, 3등급(흰가루병, 균핵병, 무름병, 진딧물 및 기타) 30%로 역시 병충해를 인정하며 보상하고 있다.

잘 정돈된 단감 농장. 유해조류 퇴치를 위한 춤추는 허수아비 스카이 워커(와 독수리 연이 보인다. 봄에 입은 냉해로 인해 열린 개체수가 몇 개 안 된다.
잘 정돈된 단감 농장. 유해조류 퇴치를 위한 춤추는 허수아비 스카이 워커(와 독수리 연이 보인다. 봄에 입은 냉해로 인해 열린 개체수가 몇 개 안 된다.

위와 같이 벼나 고추 등 다른 작물은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고 있으며, 더군다나 감은 사과나 배에 비해 태풍이나 호우에도 낙과가 거의 없고 잦은 비로 인한 탄저병 발병 시에 낙과가 발생한다는 걸 생각할 때, 감 재배농가가 호구가 아니라면 단감이나 떫은 감도 탄저병 등 병충해로 인한 낙과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농민을 위한 농협(농협손해보험)의 공격적인 보상 등 친 농민적인 전향적인 자세가 절실히 요구되며, 단감의 주산지인 전남 장성 등과 대봉(떫은 감)의 주산지인 전남 영암 등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국회의원‧지방의원 등 정치권의 더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봄에 입은 냉해로 인해 몇 알 되지 않는 달린 대봉이 그나마 잦은 비로 인한 탄저병 발생으로 낙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봄에 입은 냉해로 인해 몇 알 되지 않는 대봉이 그나마 잦은 비로 인한 탄저병 발생으로 낙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재배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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