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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칼럼]강원구박사의 중국여행 6
[강원구 칼럼]강원구박사의 중국여행 6
  • 박부길 기자
  • 승인 2018.03.29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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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漢字)는 동양어이며, 간체자가 변하고 있다.

창힐(倉詰)이 한자를 제정했다는 전설은 반드시 믿을 것은 못되나, 갑골문의 한자가 적어도 3천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일찍이 춘추시기의 한자는 이미 공통적인 문자였다.

진나라 이후 중원 왕조의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한자의 사용 범위는 더욱 넓어졌다. 한자의 기본 체계에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고, 해서가 출현한 이후에도 글자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우리는 한자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나 중국을 여행할 때 불편을 느끼지 않으며, 한자를 조금 공부한 사람이라면 일본어나 중국어를 학습하는데 용이하고, 동양 3국은 한자가 유일한 국제어라고 할 수 있다. 길을 물을 때 한자를 쓰면 중국인들은 대단히 좋아한다. 흔히 영어만 알면 통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중국인들 중에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국에는 56개 민족과 사투리가 많이 존재하며, 한자는 역사상 두 차례의 큰 개혁이 있었다. 2200여 년 전 진시황의 문자 통일이 첫 번째, 중화인민공화국의 문자개혁이 두 번째 대규모 개혁이었다.

신중국의 문자개혁은 표준화, 간체자, 한어병음 등 세 방면으로 모택동의 허가를 받아 추진됐다. 1955년 10월 전국문자개혁회의는 기존의 국어를 보통화로 명칭을 바꾸며 북경의 발음을 국가의 표준으로 삼았다.

2,238자의 간체자만 남기고 복잡한 한자를 대거 정리한 ‘한자간화방안’은 1956년 1월 31일 정식 공포됐다. 로마자로 한자의 발음을 표기하는 󰡐한어병음󰡑은 1958년 2월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과해 시행됐다.

한어병음 사용 50주년이었던 지난 2008년 2월 11일 인민일보는 1면에 󰡐한어병음 보급이 문화 창신을 촉진했다󰡑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중국 소프트파워의 핵심인 중국어의 정보화․세계화를 강조했다.

77년엔 한자의 새로운 간략화를 추진하는 제2차 한자 간화 방안이 시행되었으나, 이 방안은 준비가 충분치 않았던 까닭에 이듬해 일부가 폐기된 데 이어 86년엔 모두 폐기되고 말았다.

이후 문자개혁 열기는 줄어들었지만 복고 열풍과 더불어 정자의 부활을 주장하는 번간지쟁(繁簡之爭)의 논란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고위 관료나 한국, 일본, 대만, 홍콩과 교류하는 사람들은 거의 정자인 정자를 사용하고 있으며, 거리의 간판도 많이 바뀌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현대화할 때 한자가 너무 복잡하여 쉽게 쓸 수 있는 간체자를 만들어 보급했다. 그 결과 한자문화권의 나라에서도 중국의 한자를 읽지 못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중국은 지금과 같은 컴퓨터 시대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요즈음 새로운 간판에 중국의 간체자가 아닌 정자로 쓰여진 간판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과 접촉하는 중국인들의 명함에 거의 정자를 쓰고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중국 한자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가늠케 한다. 전국가주석인 강택민이 직접 쓴 비문이 많이 보인다. 이 비문들은 역시 정자로 쓰여져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일본, 대만, 홍콩의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도 한자표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서구의 학생들이 중국어와 일본어를 배울 때 최초로 부딪치는 벽은 복잡한 그림과 같은 한자를 암기하는 일이다. 중국도 간체자만 가지고는 동양의 국제화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정자를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간체자 폐지 건의안에 전국이 떠들 썩 하였다. 2009년 3월 중국 양회(전인대와 정협)에서 간체자를 폐지하고 번체자를 사용하자는 의견이 제기돼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주요 언론들은 지난 3일 천진정협위원 반경림(潘慶林)이 "앞으로 10년 내에 간체자를 폐지하자"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반경림 위원의 건의서는 양회에서는 물론이고 온라인상에서도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반 위원은 건의서에서 "사랑을 뜻하는 '애(愛)'자의 경우 간체화하는 과정에서 '마음(心)'자를 빼버려 '마음이 없는 사랑(無心之愛)'으로 변했다"며 간체자가 한자 본래의 의미까지 변형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번체자가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글자를 간결하게 만들었지만, 현재는 국민들의 교육수준도 높고 컴퓨터 사용이 대중화되었으므로 번체자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대부분의 시민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전 세계에 설립된 공자학원을 통해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보급하고 있으며, 더불어 중국의 간체자를 익히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다. 또한 유엔이 중국어 표기를 간체자로 통일하는 등 간체자 사용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동일한 한자문화권이지만 정자를 사용하는 한국, 일본 등 이웃국가들과 더욱 폭넓은 문화교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찬성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또 중국이 공산당 정권으로 바뀐 후 사용해온 간체자와 관련, 이번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정무위원은 "중국의 유명대학도 이번 연대서명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이데올로기와는 무관하게 2~3천년을 내려온 중국의 고대문자이며 문화인 번체자를 대만이 보존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대륙의 일부 학자들도 지지를 표했다. 이는 번체자가 중국문화, 문명, 그리고 역사를 완전하게 계승하고 있으며, 외형적으로 볼 때 쓰다 만 것 같은 간체자와는 달리 미적 부분에서도 매우 아름답기 때문이다.

중국의 방언(方言)은 외국어와 같다.

처음 홍콩을 방문했을 때 깜짝 놀란 것은 중국어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방언으로 광동어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통하지 않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광동어란 광동성 지방의 언어로 광동 지방의 말이다. 홍콩이나 마카오는 원래 광동성이기 때문에 광동어를 사용하는데 북경어와는 전혀 다르다. 마치 우리말의 음과 중국음이 다른 것과 같았다.

한자어 一, 二, 三, 四, 五, 六, 七, 八, 九, 十
북경어 이, 얼, 싼, 쓰, 우, 리우, 치, 빠, 지우, 스
광동어 얕, 이, 쌈, 쎄이, 음, 록, 챁, 빹, 까우, 삽
상해어 엩, 니, 쎄, 쓰, 음, 록, 쳍, 빹. 저우, 삽
한국어 일, 이, 삼, 사, 오, 륙, 칠, 팔, 구, 십
일본어 이찌, 니, 산, 시, 고, 로꾸, 시찌, 하찌, 규, 쥬

그러나 요즈음은 홍콩에서도 북경어를 많이 배우고 있어 쉽게 통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광동어 교재가 없지만 일본에서는 홍콩과 무역을 하기 위해 광동어를 가르치고 있는 학원이 있으며, 광동어 교재까지 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중국의 표준어는 북경어이다. 영어로 북경 표준말을󰡐만다린(mandarin)󰡑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만주족 대인을 일컫는 '만대인(滿大人)'이 변형된 것으로 북경어가 청대 만주족 언어적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말해주는 흔적이랄 수 있다.

중국의 방언을 크게 보면 북경어, 광동어, 복건어, 소주어, 객가어로 크게 나뉜다. 또한 중국어를 한어, 보통어, 국어, 화어(華語), 만다린으로 부른다. 객가어(客家語)는 황하 중하류 지역에서 이동하여 정착한 광동성 매현(梅縣)지방을 근거지로 매현어라고도 한다. 중국어를 한어라고 부른 것은 한나라 시대부터 사용했으며, 한족의 말이기 때문이다.

2018년 3월 28일/ 강원구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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