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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신고와 빠른 대처로 침수 예방한 광산구 황룡강변 3개 마을
주민 신고와 빠른 대처로 침수 예방한 광산구 황룡강변 3개 마을
  • 박부길 기자
  • 승인 2010.08.17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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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재해 예방한 민·관 공조

16일 밤부터 17일 오전까지 광주에 100여mm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주민의 신고와 관공서의 즉각적인 대처로 제방 붕괴를 막아 대형 참사를 예방한 곳이 있어 화제다.

민형배 광산구청장과 직원 및 황룡강변 마을 주민들은 유실된 재방을 복구하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만들고 있다.
광주 광산구 본양동 입석마을에서 살고 있는 박종철(57)씨는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지는 비로 농작물이 걱정돼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날이 밝아지기를 기다린 박씨는 17일 오전 7시경 자전거를 타고 제방을 지나가다 강의 흐름이 이상한 것을 느꼈다.

제방을 따라 흘러야 할 물줄기 중 일부가 제방 속으로 스며드는 것 같았기 때문.

박씨는 발길을 돌려 통장을 맡고 있는 정병호(65)씨 집으로 향했고, 두 사람은 정확한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제방 인근 풀을 서둘러 쳐냈다.

이윽고 배수문 옆 제방 일부가 유실돼 강물이 콸콸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본 정씨는 21년전 악몽이 떠올랐다.

지난 1989년 폭우로 강이 범람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는 기억이 생생한 정씨는 마을 방송으로 20여명의 주민을 모아 긴급 복구에 나섰다.

그러나 주민 대부분이 연로하고 그나마 힘을 쓰는 남자가 7~8명에 불과해 복구작업에 진척이 없자 정씨는 광산구청(구청장 민형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실된 재방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광산구청 직원들과 황룡강변 마을주민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광산구청은 굴삭기와 덤프트럭, 모래와 함께 20여명의 공무원을 현장에 급파했다.

오전 7시20분부터 5시간 가까이 진행된 민ㆍ관 합동 복구작업은 모래 15톤을 마대자루에 담아 강물 유입을 차단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박씨와 정씨가 미리 발견해 신고하지 않았다면 제방이 무너져 입석, 감동, 북창마을 100여 가구가 물에 잠길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현장에서 복구 작업을 함께 한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대형 재해를 예방하는데 큰 공을 세운 박종철님과 정병호 통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일을 교훈으로 재해·재난을 예방하는 민관 합동 방재 체계에 더욱 내실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폭우로 광산구에는 주택침수 4건, 도로피해 3건, 비닐하우스 등 농경지 피해 20건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17일 오후 2시 현재 복구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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