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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거미에게 배우는 위기관리의 지혜
[기고문]거미에게 배우는 위기관리의 지혜
  • 박부길 기자
  • 승인 2016.07.05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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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헌서 광주전남지방병무청장

위기라는 말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가능하면 위기와 거리를 두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피해갈 수 없다면 정면으로 위기를 직시하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

장헌서 광주전남지방병무청장

9.11테러 당시 세계적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바로 다음날 영업을 재게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1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타깃으로 한 9.11테러 당시 모건스탠리는 이 빌딩에 입주해 있었으나, 꾸준한 대피훈련 덕에 건물 붕괴 직전 2,687명의 직원들이 신속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특히 임원 및 핵심 업무담당 인력들은 사건 발생 30분만에 대체사업장으로 이동해 비상지휘 본부를 꾸렸으며 IT 백업 싸이트 등 이중화된 재해복구 시스템을 통해 테러 발생 24시간만에 업무를 재개할 수 있었다. 완벽하고 이중화된 모건스탠리의 재해복구 시스템이 위기를 넘어서게 만든것이다.

거미줄에서 위기관리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 ‘안전성’을 부각시킨 논문을 <네이처>지에 실어 화제가 된 오사키 시게요시는 25년간 거미를 관찰하면서 거미의 생태에서 위기관리의 지혜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거미가 사는 거미줄은 흔히 끈적끈적해서 달라붙기 쉬운 동그란 원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거미의 몸무게를 지탱해주는 것은 ‘구명줄’이라고 한다. 이 ‘구명줄’은 언뜻 보면 한 가닥처럼 보이지만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가는 필라멘트 두 가닥으로 구성되어 있고, 바로 여기에 위기관리의 지혜가 숨어 있다고 한다.
한 가닥이 끊어지더라도 다른 한 가닥이 있기 때문에 안전한 것.

우리가 추구해야 할 안전성과 신뢰성의 해답이 4억년이라는 긴 역사를 간직한 거미줄에 담겨있다.

거미처럼 위기에 대비해 거미줄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면 위기를 유연하게 넘길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병무행정의 특성상 안전사고에 병역의무자가 포함될 개연성이 늘 존재하고 있으며, 병무청에서는 위기상황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첫째, 병무청에서는 매뉴얼 체계를 징병검사, 입영, 사회복무요원, 산업기능 요원 등으로 구체화하여 사후관리보다는 사전예방에 촛점을 맞춰서 관리해나가고 있다.

전염성 질환과 관련하여 병역의무대상자들에게 연기사항 등을 문자 안내하고 징병검사, 입영, 사회복무요원 교육 시 사전에 체온 측정 등 증상 여부를 점검하여 해당자에 대해서는 귀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징병검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채혈쇼크 등에 대비해서 채혈실 바닥은 충격을 완전히 흡수 할 수 있는 재질로 시공하였으며, 발작 등 돌발상황이 일어나는 경우 징병전담의사가 응급처치를 실시하고, 필요 시 119에 지원 요청하도록 평시에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병력동원 집단 수송차량은 경험이 많은 대형 수송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여 사고 발생 개연성을 줄이고자 하였으며, 음주측정 및 안전운전 교육 등 안전수송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최신차량을 배차하는 등 수송업체 관리체계를 구축하였다.

둘째, 매뉴얼 작성 후 상황에 부합한 실전적인 연습을 통해서 실효성을 높이고 절차연습을 정례화하여 위기시 매뉴얼에 따라 완벽한 임무를 수행하는데 차질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담당분야별 위기대응 매뉴얼을 숙지하고 분기 1회이상 교육하고 있으며, 신규 및 전입직원은 매뉴얼 교육 후 배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매뉴얼 개정작업을 실시하여 변화되는 여건에 맞춰 매뉴얼을 지속적으로 보완 검증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현재 병무행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장애 등 문제점을 도출해서 연 1회 매뉴얼을 수정하고 보완하며, 새로운 장애 유형이나 대응방안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등 적극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병무행정을 수행함에 있어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과감하게 개선하고, 거미처럼 위기에 대비해 두 개의 거미줄을 미리 준비한다면, 위기상황 속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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