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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전우야~” 빛고을 광주FC 5인방
“반갑다 전우야~” 빛고을 광주FC 5인방
  • 기범석 기자
  • 승인 2014.02.27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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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경기장·팬들에 대한 기억 각별…돌고 돌아 광주에 안착

[광주일등뉴스=기범석 기자] 프로축구 광주FC(대표이사 정원주·단장 박해구)에는 국군체육부대 출신 5명의 불사조 선수가 있다. 이들 광주FC 5총사가 ‘광주상무’시절 생생한 얘기를 들려준다.

▲ (왼쪽부터) 광주FC 불사조 5총사 이완, 송한복, 마철준, 백민철, 박진옥 선수.

여자들은 남자가 군대 얘기를 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럼에도 남자들은 군대 축구 얘기까지 화제를 이어간다. 여자들이 싫어해도 군대에 집착하는 것은 그만큼 강렬한 추억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군대에서 ‘진짜’ 축구만 했던 남자들은 어떠할까.

상무 축구단은 현재 경상북도 상주(상주상무)를 연고로 하지만 2009년까지는 광주광역시에 근거지를 뒀다. 2003년부터 K리그에 참가했고, 이름도 국군체육부대의 상징인 불사조를 넣어 ‘광주상무 불사조’였다. 그러다가 2010년 말 광주시민프로축구단(광주FC)이 생기면서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을 내주고 이듬해 상주로 옮겨갔다.

당시 광주상무에서 뛴 선수들은 광주월드컵경기장에 대한 기억이 각별하다. 군인 신분이라 일정기간이 지나면 전역을 하지만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팬들은 누구보다 이들을 뜨겁게 응원해줬기 때문이다. 선수들 또한 전역해서도 광주 원정을 갈 때면 팬들을 찾아가 꼭 인사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백민철(37)·마철준(34)·박진옥(32)·이완·송한복(이상 30)은 광주월드컵경기장이 더욱 특별한 곳이 됐다. 돌고 돌아 이제는 광주FC 유니폼을 입고 예전 홈구장을 다시 밟게 됐기 때문이다.

올해 주장이 된 이완은 “군팀 특성상 매년 선수가 달라진다. 아무래도 소속감이 덜할 수밖에 없는데 이젠 프로팀 소속으로 광주월드컵경기장을 누빈다고 생각하니 느낌이 특별하다. 좋은 추억이 있는 곳이라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완은 프로 첫 골을 광주상무 시절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넣었다. 데뷔 4년 만에 처음 기록한 골이었다. 그런데 당시 어시스트를 해 준 사람이 공교롭게도 현재 한솥밥을 먹게 된 송한복이다. 이완과 송한복은 각각 울산 현대와 대구FC에서 뛰다가 올해 광주로 왔다.

노장 골키퍼 백민철도 프로 데뷔전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렀다. 안양LG(현 FC서울)에서 3년간 단 한 경기도 못 나서다가 4년 만에 처음 골키퍼 장갑을 꼈다. 백민철은 “당시 상대가 부천SK(현 제주)였는데 현재 우리 팀을 이끄는 남기일 감독님이 뛰고 있었다. 그때 2-1로 이겨 데뷔전 승리까지 챙겼다”고 말했다.

수비수 마철준은 조금 ‘버거웠던’ 기억을 떠올렸다. “초·중·고 시절 한 번도 주장을 안 했는데 광주상무에서 난생 처음 주장을 해봤다”고 했다. 단지 연장자라는 이유였다는 그는 “군대라는 특성상 일반 프로팀 주장과는 다르다. 걸핏하면 연병장을 돌고, 사관에게 불려 다녔다. 남들은 초년병 때 힘들다지만 나는 상병, 병장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철준이 주장일 때 이완과 송한복이 갓 입대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완과 송한복이 상병으로 올라갈 때 박진옥이 ‘늦깍이’ 이병이 됐다. 이완은 “나이 많은 후임이라 가끔 얼차려를 할 때도 함부로 할 수 없었다”면서 웃었다. 박진옥은 “군대는 철저한 계급 사회이므로 깍듯할 수밖에 없었다”고 맞받아쳤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 계급장을 떼고 다시 만났다. 군대 시절 얘기도 아련한 추억이 됐다. 백민철은 “각자 추억이 있는 광주에서 이젠 한 뜻을 이루기 위해 뭉쳤다. 당시 군인정신을 바탕으로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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