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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역에 ‘아리랑 넘실’
광주전역에 ‘아리랑 넘실’
  • 박부길 기자
  • 승인 2012.10.08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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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아리랑축전’

광주광역시․문화관광부 주최, 광주문화재단 주관으로 열리는 ‘2012광주세계아리랑축전’이 5일 오후 6시 30분 광주공원 일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7일까지 펼쳐졌다.

‘광주세계아리랑축전’ 개막식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개막식에는 강운태 광주광역시장, 고은 시인, 텅안쥔 중국 광주총영사, 조해란 여사, 방철호 원로목사, 김효성 동구청장 권한대행, 김명곤 2012광주세계아리랑축전 총감독, 노성대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이동수 광주은행 시청지점장 등 광주시민들이 대거 참석했다.

80년 5월 당시 시민군 집결지였던 광주공원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빛고을아리랑-상생․평등․자유’를 주제로 오는 7일까지 시민들과 함께 했다.

(좌로부터) 강운태 광주시장과 고은 시인은 ‘광주세계아리랑축전’개막식 행사에 참석해 "올해 처음으로 펼쳐지는 '광주세계아리랑축전'은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 문화재 등록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아리랑이 우리나라 대표 문화상징임을 국내ㆍ외에 알리고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련됐다"며, "광주세계아리랑축전이 성장을 거듭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 곳곳에서 아름답게 불려지고,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5일 개막식에는 가수 윤도현밴드(YB), 정태춘, 박은옥 등이 출연하하고, 6일 지역 예술인들의 빛고을광대전, 무등진혼, 광대놀음 공연, 7일 한영애, 슬기둥, 백두산 등이 출연하는 아리랑판놀음 등이 펼쳐지며 흥겨운 아리랑 무대를 꾸몄다.

특히 이번 광주세계아리랑축전은 광주 5․18과 아리랑의 만남을 통해 광주정신을 올곧게 담아낸다는 점에서 진도, 정선, 밀양 등을 포함해 전국에서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관련 축제와 차별화됐다. 

텅안쥔 중국 광주총영사, 조해란 여사는 ‘광주세계아리랑축전’에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6일과 7일 오후 5시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린 주제공연 ‘빛고을 아리랑’을 비롯해 광주와 아리랑이 지향해 온 정신을 강렬하게 뿜어내는 참가 예술인들과 작품들을 소개했다.

빛고을 아리랑…5․18 넘어 생명과 희망의 미래로,
‘빛고을 아리랑’은 이번 축전의 주제이자, 주제공연 명이며, 주제음악. 팝핀현준, 국악인 박애리, 명창 윤진철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주제공연 ‘빛고을 아리랑’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해 민족의 역사성과 5월 광주의 기억, 그리고 이를 딛고 희망과 생명·평화를 향해 가는 광주의 미래를 아름다운 시와 음악·춤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축전 주제가인 ‘빛고을 아리랑’은 광주의 빛나는 역사를 바탕으로 무등산에 떠오르는 밝은 햇살처럼 밝고 경쾌한 굿거리장단의 민요풍으로 작곡됐다.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원들은 ‘광주세계아리랑축전-아리랑 대동으로 여는 세상, 상생의 아리랑'에서 아리랑 대합창으로 개막을 축하했다.
주제공연 음악감독을 맡은 작곡가 황호준 씨는 80년대 민중문화운동을 이끌던 소설가 황석영의 아들로서 광주가 낳은 신세대 작곡가다. 10살 때 그의 집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만들어지는 현장을 목격했던 소년 황호준은 광주가 부르면 언제든지 마다않고 찾아와 광주의 음악을 만들어 왔다.

한편 축전 마지막 날인 7일에는 주제공연 출연진과 광주 시내 94개 동민 1천여 명이 야외무대에 모여 ‘빛고을 아리랑’ 대합창을 연주, 대장관을 이뤘다.

정태춘 ‘아! 5․18’… 끝나지 않은 노래

(좌) 이동수 광주은행 광주시청지점장은 ‘광주세계아리랑축전’개막행사에 참석해 "아리랑은 우리민족의 한과, 한을 넘어선 신명, 그리고 민족의 공동체적인 정서를 나타내는 상징이다"며, "아리랑과 광주의 만남은 지나간 과거의 상처에 대한 제시나 한풀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의 치유와 미래에 대한 비전의 제시까지를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80년대 ‘떠나가는 배’ ‘북한강에서’ ‘탁발승의 새벽 노래’ 등 명곡을 남긴 가수 정태춘은 80년대 후반부터 사회에 대한 발언을 직설적이면서도 서정적인 가사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도시노동자와 피폐한 농민, 서민의 삶을 담은 음악들은 분노와 슬픔, 그것의 초극을 담아내면서 많은 공감을 얻었고 80~90년대 대학가의 주요 초청가수가 됐다. 그런 그가 광주를 위해 만든 노래가 ‘아! 5·18’이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거리에도 산비탈에도 너희 집 마당가에도/살아남은 자들의 가슴엔 아직도/칸나보다 봉숭아보다 더욱 붉은 저 꽃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그 꽃들 베어진 날에 아 빛나던 별들 /송정리 기지촌 너머 스러지던 햇살에 /떠오르는 헬리콥터 날개 노을도 찢고 붉게!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깃발 없는 진압군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탱크들의 행진 소릴 들었소.”

(우) 방철호 원로목사는 ‘광주세계아리랑축전’개막행사에 참석해 "아리랑은 놀라운 파급력과 예술성이 있다. 이제 우리의 손으로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아리랑을 세계문화유산이 되도록 전념해야 할 시점이 온것 같다. 그 기틀을 마련하는데 광주세계아리랑축전이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축하를 전했다.
5일 개막식 무대에서 그가 부르는 ‘아! 5·18’은 아직 끝나지 않은 5월 희생자, 영령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무대가 됐다.

광대놀음 최용석의 5․18아리랑
목포에서 태어나 성우향 명창을 사사한 30대의 젊은 국악인 최용석은 오는 6일 ‘평등의 아리랑’ 무대에서 창작판소리 ‘5·18아리랑’을 선보이다.

대학시절부터 국악을 통해 사회를 풍자하고 발언하는 데 앞장섰던 그는 광우병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는 촛불집회 등에서 자신의 창작판소리로 현실을 풍자했고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일상의 진솔한 심정을 때로는 분노로, 때로는 진정한 용기로 노래하는 열정적인 록밴드 YB가 ‘광주세계아리랑축전’에서 아리랑과 애국가를 열창하고 있다.
전통을 지키면서 새로움에의 도전을 멈추지 않는 젊은 소리꾼 최용석이 광주이야기로 만든 창작판소리 ‘5·18아리랑’이 어떤 모습으로 관람객과 호흡을 나눌지 크게 기대되는 대목이다.

박의혁의 피아노 살풀이‘무등진혼’
6일 무대에 오르는 박의혁의 ‘무등진혼’ 역시 광주를 달래는 해원의 음악이요, 이 시대의 살풀이 같은 음악이다. 살풀이이되 무곡이 아닌 피아노음악이며, 해원이되 상생의 희망을 함께 담고 있다.

박의혁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주 재료로 삼고, 지금은 구전으로 전해오는 ‘무등산가’를 부재료로 삼아 새로운 피아노 음악을 만들었다. 여기에 국악기인 해금이 구성진 가락을 보태고, 팀파니로 리듬감을 살렸다.
무대에서는 상생과 평등 자유의 춤이 펼쳐졌다.

세계각국 외국인들이 ‘광주세계아리랑축전’에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박의혁은 광주예고-전남대 출신으로 일찍이 미국 메릴랜드주립대학에서 음악학 박사를 받은 인물로 작곡가이면서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광주세계아리랑축전을 통해 광주예고 시절 선후배 간이었던 황호준씨를 십 수년 만에 만났다며 즐겁게 작품을 만들고 연습에 임했다.

나누는 아리랑…다시 주먹밥을 먹으며
광주세계아리랑축전은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처럼 나누는 아리랑․대동의 아리랑을 구현하기 위해 3일간의 야외무대에 3천여 개의 주먹밥을 준비했다.

공연장에서 주먹밥을 함께 나누며, 광주의 이야기가 담긴 아리랑을 함께 듣고 함께 부르는 대동과 나눔의 축전이 됐다. 
 

‘광주세계아리랑축전’에 참석한 내외빈과 광주시민 및 세계각국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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