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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동 주민, “우리 마을은 내 손으로 복구한다”
비아동 주민, “우리 마을은 내 손으로 복구한다”
  • 기범석 기자
  • 승인 2012.09.18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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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기업·주민센터 ‘손발 척척, 피해복구 착착’
광산구 비아동, 주민참여로 빠르게 태풍 상흔서 벗어나

[광주일등뉴스=기범석 기자] 태풍피해 복구에 자발적으로 나선 주민들의 미담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의 칭송이 자자하다.

▲ 김영술 통장이 잘라낸 소나무를 집게차로 들어내는 박종만 씨의 작업 모습. (사진 비아동 주민센터 제공)

광산구 비아동 주민센터(동장 김동호)에 따르면, 지난 8월 29일, 비아동 비아저수지 변, 소나무 4그루가 쓰러져 농로를 덮치고 있던 현장에 5t 집게차가 나타나, 동력톱의 육중한 굉음이 쓰러진 나무를 절단하는가 싶더니, 집게차로 태풍이 가져온 생채기를 한 웅큼 씩 들어내기 시작했다.

인근에서 고철수집업을 하는 박종만 씨(53·비아동)가 자신의 장비로 동 주민센터 직원들과 함께 반나절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막힌 농로와 주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준 것이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15호 태풍 ‘볼라벤’이 우리 지역을 강타하고, 물러간 8월 28일 오전 비아동 주민 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와, ‘비아저수지 변에 있는 30~40년생 소나무가 4그루가 뿌리 채 뽑혀 농로를 덮쳤고, 보행인들의 안전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 시각 광산구 관할부서는 주요도로변 가로수 정비와 안전사고 지역 복구 작업에 모두 투입된 상태로 피해는 도처에 널려있었으나 손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였는데, 그곳에 박 씨의 집게차가 출동한 것이다.

작업이 끝나갈 즈음 목을 축이기 위해 집게차에서 내린 박 씨는 “태풍 피해가 심각해 모든 사람들이 매달리고 있다”며 “우리 마을은 내 손으로 (피해복구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비아 1통장인 김영술 씨가 농로롤 가로 막는 소나무를 절단하고 있다.

비아 1통장인 김영술 씨(63)도 마찬가지. 지난 30일부터 생업인 농업을 뒤로하고, 자신 소유의 동력톱을 들고 피해 현장을 누비며 손을 보탰는데, 그가 지금까지 처리한 나무만도 30그루가 넘는다. 오늘도 김 씨의 마을 지킴이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기업체도 피해 복구 행렬에 동참했다. 비아동 내에 현장사무소를 두고 있는 (유)한백종합건설(대표 이진일)은 포클레인 1대와 5t 덤프트럭 1대를 동원해 벌목된 수목 잔재물을 신속하게 처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현장사무소를 책임지고 있는 기덕우 부장은 “우리 같이 건설업을 하는 사람들은 현장이 제2의 집이나 다름없다”며 “주민들이 하루빨리 태풍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 '투게더광산 비아동위원회' 위원들이 거리 청소를 하고 있다.

또, ‘투게더광산 비아동위원회’ 등 6개 사회단체 23명의 회원과 향방작계 훈련 중이던 천향국(29·비아동) 등 예비군 25명은 태풍 대비에 힘을 보태, 가로변 낙엽과 우수 유입구 주변 오물 등을 제거하면서 다가올 비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일조했다.

이렇듯 주민·기업·공무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태풍 피해복구·예방에 나선 것은 타 지자체에 좋은 선례가 되고 있는데,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주민참여형 재난 극복 사례로 각 동과 지자체에 널리 자랑하고 싶다”며 “주민들과 함께 나머지 피해 복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해 복구 현장 이모저모]

▲ 소나무를 잘라내는 김영술 통장.
▲ 예비군들도 자발적으로 거리 청소에 나서고...
▲ 김영술 통장과 공무원들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는 장면.
▲ (주)한백종합건설에서 제공한 포크레인과 트럭의 작업 모습.
▲ 자발적으로 참여한 기업의 노고로 정리가 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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