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3-29 16:49 (금)
이용섭 의원 “조달청, 해바라기 행정의 표본”
우선순위가 잘못된 비현실적인 연구용역 발주
이용섭 의원 “조달청, 해바라기 행정의 표본”
우선순위가 잘못된 비현실적인 연구용역 발주
  • 기범석 기자
  • 승인 2011.09.23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와대의 말 한마디에 수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우선순위가 잘못된 비현실적인’ 연구용역을 발주한 조달청의 ‘해바라기성 행정’이 구설에 올랐다.

조달청이 기획재정위원회 이용섭 의원(민·광주 광산구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조달청은 지난 4월 한국재정학회에‘통일시대의 조달청의 재정집행관리 기능 강화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하면서 2천9백만 원의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용섭 의원
해당 용역은 남북통일 시나리오별로 조달청 조직개편 및 신규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하고 통일시 북한지역 소재기업에 대한 우대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올해 10월말 용역이 마무리 될 예정이라고 한다.

문제는 해당 연구용역이 발주된 배경이라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용섭 의원은 “정부가 여전히 대북강경책을 고수하고 있어 통일과는 전혀 거꾸로 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지난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통일시대 준비’를 언급하자마자 관련 부처들이 앞 다투어 통일 대비 용역을 발주하면서 호들갑을 떠는 것은 청와대만 의식하면서 일하는 ‘해바라기성 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의원은 “조달청의 3천만 원짜리 연구용역 발주는 업무의 우선순위가 잘못된 비현실적인 것으로서 예산 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조달청 답변에 따르면, “2010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통령이 통일을 언급한 이후 통일부에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언론에서 접하고, 조달청도 통일시대 역할에 대한 연구용역을 시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전에 용역 발주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도 없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수천만 원짜리 용역을 발주했음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는 대립과 반목의 깊은 수렁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남북평화나 공존과는 거리가 먼 ‘대북 강경책’을 고집하는 한 통일세 논의 등 각 부처의 통일시대의 대처 방안 연구는 무의미한 것이다.

정작 연구가 필요하다면 남북교류와 협력촉진 등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연구 용역이어야 함에도,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열일을 제쳐두고 각 부처들이 일사분란하게 반응하면서 예산을 낭비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

이용섭 의원은 “대통령 입만 쳐다보고 있는 정부부처의 ‘해바라기성 행정’ 때문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은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공직자들은 정권이 아니라 국가에 충성해야하며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