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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고 놀러오세요”…섬과 섬 잇는 진도 ‘나배대교’ 개통
“차 타고 놀러오세요”…섬과 섬 잇는 진도 ‘나배대교’ 개통
  • 기범석 기자
  • 승인 2022.03.14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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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배도, 섬 주민들 오랜 숙원 해소…조도 출신 진성영 작가 석산체로 교명 새겨

조도 출신 대한민국 캘리그래피 명장 제2호 석산 진성영 작가 ‘황금 손’으로 ‘교명‧표지석 서체’ 빚어내

[광주일등뉴스=기범석 기자] 두 개의 섬 하나로 이어진 상‧하조도간 ‘조도대교’가 1997년 최초 개통 이후 25년 만에 두 번째 연도교인 하조도-나배도 간 ‘나배대교’가 코로나 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지속함에 따라 참석 인원을 100여 명으로 최소화해 오는 21일(월) 오후 2시 개통식을 가짐으로써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불편한 뱃길에서 차(車)를 타고 섬과 섬을 왕래할 수 있게 돼 나배도 주민들의 숙원이 풀렸다.

진도 조도면 하조도와 나배도를 잇는 '나배대교' 모습.
진도 조도면 하조도와 나배도를 잇는 '나배대교' 모습.

2016년 12월 착공된 나배대교는 360m 규모의 해상교량과 접속도로 649m 외 총연장 1,009km로 도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교통 편익 제공, 지역 주민의 소득 증진 도모를 비롯해 조도의 농ㆍ수산물 물류비용 절감, 다도해 관광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다는 큰 기대 속에 완공됐다.

나배대교를 통해 들어가는 나배도는 한때 섬 형태가 나비를 닮았다 해서 ]‘나비섬’으로 불리기도 했다. 나배도에서 기원이 되었던 조도 닻 배놀이는 2006년 전라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유명하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도 어민들이 가장 많이 부린 것이 조기잡이 배다. 주로 영광 칠산 앞바다를 중심으로 조기잡이 닻 배가 성행했는데 이른 봄이 되면 노를 저어가며 풍어를 기원하던 놀이가 구성지고 애달픈 노래와 함께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섬 주민 여론 힘입어 지역 출신 작가 손에 교명 서체 완성

진도 조도면 출신 석산 진성영 작가가 석산체로 쓴 교명 '나배대교'
진도 조도면 출신 석산 진성영 작가가 석산체로 쓴 교명 '나배대교'

특히, 연도교 명명에는 나배도 주민들의 큰 관심과 호응 속에 이뤄졌다. 하조도와 나배도를 잇는 연도교라는 점에서 애초 진도군은 하조도와 나배도를 통칭하는 하나대교로 명명했다가 조도민과 나배도 주민들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해 ’나배대교‘로 다시 명명됐다는 후문이다.

그로 인해 이 지역 출신 대한민국 캘리그래피 명장 석산 진성영(하조도 신전마을 거주) 작가에 의해 쓰인 교명 서체 역시 처음 ’하나대교‘로 썼다가 다시 ’나배대교‘로 수정 작업을 거쳐 탄생했다.

나배도 한봉익 이장은 “나배대교 건설 막바지에 교명 및 표지석 서체를 현재 고향에서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하는 석산 진성영 작가의 손에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배도 주민 대표로 진 작가를 수 차례 찾아가 부탁을 드리면서 진 작가가 흔쾌히 승낙했으며, 이를 진도군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 역사적인 교명 서체는 '석산체'로 새겨지게 됐다”라고 밝혔다.

진 작가의 ‘고향 사랑’은 현재 진행형

대한민국 캘리그래피 명장 2호 석산 진성영 작가.
대한민국 캘리그래피 명장 2호 석산 진성영 작가.

진 작가는 “1997년 기자 시절 당시 조도대교 개통식 취재를 한 적이 있다”며 “고향을 위해 내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 할 수 있는 기회가 돼 기쁘다.”면서 “이번 교명 서체 작업을 통해 '고향 사랑'을 말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더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5년 전 서울에서 고향 하조도로 귀향한 진 작가는 해양쓰레기를 접목해 '재생'이라는 화두로 빈티지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고향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2017년부터 '사랑의 서각 문패 달아주기 운동'을 2년 넘게 조도 섬 지역을 포함해 전국 각지, 해외에 이르기까지 100여 군데가 넘는 가정에 문패를 달아줬다. 또, 작년부터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인 섬 주민을 위한 '폐목 명패 달아주기 운동' 및 '배(船) 이름 써주기 운동' 등 다양한 사회 공익적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진 작가의 주요 대표작은 SBS 수목드라마 "나쁜 남자(2010)", KBS "의궤 8일간의 축제(2013)", TV조선 법정 드라마 "이것은 실화다(2014~2016)",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2015)", "무등산 노무현 길(2016)", KBS "나무야 나무야(2017~2020)",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공식 슬로건 "기억하라 오월 정신, 꽃피어라 대동세상(2020)" 타이틀 서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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