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3-29 16:49 (금)
[기자수첩] “죽을 힘을 다해 왔는데… 진짜 죽으라 하네”
[기자수첩] “죽을 힘을 다해 왔는데… 진짜 죽으라 하네”
  • 기범석 기자
  • 승인 2021.12.23 1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당 광주 여성‧청년전용선거구 선정 후폭풍… 묵묵히 당에 헌신하며 기여한 당원 박탈감

여성‧청년 위하고 대선 승리 위한다면 시당 위원장부터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해야

[광주일등뉴스=기범석 기자] “죽을 힘을 다해 왔는데… 진짜 죽으라 하네”

오늘 새벽 일찍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이다. 민주당의 본산인 광주광역시에서 광역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입지자가 여성‧청년전용선거구가 확정된 뒤에 자신의 심정을 단편적으로 밝힌 글이다.

모르긴 몰라도 밤새 한잠도 못자고 번민하고 번민한 끝에 새벽녘에 올린 글로 보인다. 글쓴이는 진도에서 출생해 목포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정치를 전공(서강대 정치외교학과)한 뒤 광주에서 지역에 봉사하며 묵묵히 당에 헌신해오면서도, 이미 지난 8대 지방선거에서 컷오프의 아픔을 당한 바 있는 열성핵심당원이다.

열심히 준비했음에도 본선 무대에 올라보지도 못하고 컷오프를 당해도 다른 사람들처럼 당의 결정에 불복도 반발도 하지 않고, 당에 소원하지도 않으면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당과 당원들을 존중하며 헌신해왔다.

당의 결정에 순종하며 묵묵히 희생한 당원들을 하루아침에 칼로 무 자르듯이 권리를 박탈하고 출마를 원천 봉쇄한다면 누가 당에 충성하고 꾸준한 봉사를 하겠는가. 일각에서 의구심을 보이는 ‘위인설관’의 당사자들은 환영하겠지만, 대다수 당원과 시민들의 등으로 보게 될 것이다.

송갑석 시당위원장을 비롯한 각 지역위원장들도 이런 경우가 되면 마찬가지일 것이다. 벌써 지난 총선 시 당내 경선의 치열함을 잊었는지 모르겠다. 진정으로 내로남불 하지 말고 입장을 바꿔놓고 볼 일이다.

만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나 송영길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한 청년들의 외연 확대를 향해 민주당의 텃밭인 (민주당 후보 당선이 거의 확실 시 되는) 광주를 다음 총선에서는 여성‧청년 해방구로 만들어 전 지역에 여성‧청년을 공천하겠다고 한다면 그대로 수용하겠는가?

수용하겠다면, 시당 위원장부터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각 지역위원장들도 이에 동의하면서, 여성‧청년경쟁선거구 지정은 시의원‧구의원 입지자의 이해를 구하고 아울러 시민들의 동의를 구해야할 일이다.

“죽을 힘을 다해 왔는데… 진짜 죽으라 하네” 이 말이 뇌리에 깊이 박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