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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왜 이러나?… 이용빈 “대기업 참여 추진 실패하자 사업 축소”
우정사업본부 왜 이러나?… 이용빈 “대기업 참여 추진 실패하자 사업 축소”
  • 기범석 기자
  • 승인 2020.10.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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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물류시스템’ 사업비 256억 원→158억 원 38% 확 줄여서 발주

“중소·중견기업 참여하면 시스템 불안정‧위험할 것이라는 불신과 편견으로 사업 축소”

[광주일등뉴스=기범석 기자]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250억 원 대의 대규모 발주 사업에 대기업을 참여시키려다 실패하자 사업 자체를 크게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갑)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총 158억 원이 투입되는 ‘우편물류시스템 운영 및 유지관리사업’을 발주했다.

이 사업은 그동안 대기업이 맡아 왔지만 올해부터는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는 공공 SW(소프트웨어)사업으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 사업은 발주과정에서 사업예산과 내용이 크게 축소되거나 변경된 것이다. 당초 이 사업은 ‘우편물류시스템 운영 및 유지관리사업’이 아닌 ‘우편물류시스템 개발 및 유지관리사업’으로 ‘개발’에서 ‘운영’으로 그 내용이 바뀌었고, 투입될 사업비도 256억 원에서 158억 원으로 무려 38%인 98억 원이 크게 감소됐다.

이처럼 사업 자체가 뒤바뀐 것은 그동안 가능했던 대기업의 참여가 올해부터는 아예 불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우정사업본부는 이 사업을 발주하기 전인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사업으로 인정해달라며 심사를 의뢰했다. 두 차례나 신청했으나 ‘불인정’으로 반려되자 사업을 변경·축소하기로 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당초 81억여 원을 투입해 클라우드 환경으로 시스템을 전환하여 우편물류시스템 운영 및 유지관리 사업을 통합하려던 계획이었으나 “(대기업에서 중소·중견기업으로)사업자 변경 시 시스템 안정화 및 위험 최소화가 필요하다”며 전격 연기했고, 17억 원 상당의 인터넷 우체국 등 온라인시스템 사업은 별도로 한국우편사업진흥원에 위탁 운영하기로 했다.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면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위험할 것이라는 불신과 편견으로 인해 사업을 축소, 분리하는 등 대놓고 중소·중견기업을 차별했다는 지적이다. 중소·중견기업들의 참여를 축소시키기 위해 ‘편법 논란’을 감수하며 꼼수를 부린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용빈 의원은 “공공SW사업은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참여제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인데 우정사업본부가 나서 중소기업을 차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 공공 물류 인프라 사업에 중소·중견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우편물류지원시스템 사업은 당초 “개발 및 유지관리”사업으로 사전규격공개 하였다가 법제도 준수항목 미준수 개선권고 지적을 받았으며, 지난 10월 7일 국감에서 이용빈 의원이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사업을 “운영 및 유지사업”으로 변경하여 미준수 사항을 “해당 없음” 처리하여 발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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