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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여성독립운동가 20인 “서간도에 들꽃 피다” 출간
시로 읽는 여성독립운동가 20인 “서간도에 들꽃 피다” 출간
  • 조경륜 기자
  • 승인 2011.08.02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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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목숨이 경각인 아들아 칼이든 총이든 당당히 받아라

“아들아 / 옥중의 아들아 / 목숨이 경각인 아들아/ 칼이든 총이든 당당히 받아라  이 어미 밤새 / 네 수의 지으며 / 결코 울지 않았다 /사나이 세상에 태어나 / 조국을 위해 싸우다 죽는 것 / 그보다 더한 영광 없을 지어니 / 비굴치 말고 / 당당히 / 왜놈 순사들 호령하며 생을 마감하라“

▲ 이 윤옥 시인
안중근 의사 어머니 조마리아 애국지사는 그런 마음으로 사형수 아들의 수의를 지었을 것이다. “아들의 죽음을 앞둔 어미의 심정이 어찌 흔들리지 않았으랴! 그러나 조마리아는 결코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안중근은 그런 어머니의 꺾이지 않는 정신을 배웠던 것이다.  평소 백범 김구 어머니인 곽낙원 여사와 우애 좋게 지내던 조마리아 여사는 곽낙원 여사가 김구에게 엄하게 대했던데 견주어 아들 안중근에게 평소 자애로운 어머니로 알려졌다. 그러한 어머니가 자식의 마지막 가는 길에서는 매우 단호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위 시와 조마리아 애국지사에 대한 설명글은 민족시인으로 알려진 이윤옥 씨가 써서 “도서출판 얼레빗”을 통해서 펴낸 ≪서간도에 들꽃 피다≫에 있는 내용이다.

이윤옥 시인은 시집 머리말에서 자신이 출강하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여성독립운동가를 아는 대로 써보라고 했더니 거의 백지로 냈더라고 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이 시인은 여성독립운동가를 온 국민에게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수많은 자료를 찾아 이 시집을 내게 되었다고 술회한다.

현재 보훈처 기록에 훈포장을 받은 여성 애국지사는 202명인데 이분들은 남성 애국지사에 견주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이 시인은 머리말에 쓰고 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춘천의 여성의병장 윤희순, 임신부의 몸으로 평남도청에 폭탄을 던진 안경신, 손가락을 잘라 혈서를 쓴 남자현, 안동의 독립운동가 3대를 지키고 그 자신 만세운동으로 잡혀가 두 눈을 잃었던 김락 애국지사를 비롯한 스무 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추모하는 시와 삶의 여정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이윤옥 시인은 이 시집을 내려고 중국의 임시정부 피난길인 상하이, 꽝쩌우, 류쩌우 창사 등지는 물론이고 부산, 나주, 안동, 춘천 등지의 생가나 무덤을 직접 발로 뛰었으며 인천, 수원 등에 생존해 계시는 여성독립운동가를 찾아가 만나 보는 등 현장감 있는 모습을 시집에 담고 있다.

이 시인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고 서간도의 살을 에는 북풍한설을 견디며 풍찬노숙을 마다한 여성독립운동가들이 어찌 이들뿐일까? 이 작업은 계속된다.”라고 밝힌다. ≪서간도에 들꽃 피다≫ 속에 한 수 한 수 써내려간 시들은 올해로 66주년을 맞이하는 8·15 광복절을 앞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이윤옥 시인은  "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문학세계문인회 정회원. 한국외대 일본어과 졸업. 동대학원 박사수료.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전 한국외대 연수평가원 교수. 현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저서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를 시원하게 풀이한 《사쿠라 훈민정음》, 친일문학인 풍자 시집《사쿠라불나방》이 있다. 

 

 [추천사]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

아들아 / 옥중의 아들아 / 목숨이 경각인 아들아/ 칼이든 총이든 당당히 받아라  이 어미 밤새 / 네 수의 지으며 / 결코 울지 않았다 /사나이 세상에 태어나 / 조국을 위해 싸우다 죽는 것 / 그보다 더한 영광 없을 지어니 / 비굴치 말고 / 당당히 / 왜놈 순사들 호령하며 생을 마감하라”

서간도에 들꽃피다 책표지
위 시는 지난 3ㆍ1절에 친일문학인풍자시집 ≪사쿠라 불나방≫을 펴내 민족시인으로 알려진 이윤옥 시인이 최근 펴낸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도서출판 얼레빗)에 실린 “목숨이 경각인 아들 안중근에게”라는 시 일부이다. ≪서간도에 들꽃 피다≫는 정부로부터 훈포장을 받은 여성독립운동가 202명 가운데 20명을 골라 가슴 찡한 시로 그들의 삶을 그려 내고, 조국 광복을 위해 혼신을 다하며 살아온 모습을 소개한 책이다.

위 시를 읽으며 가슴이 메어오는 느낌을 받 았는데 아마도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 애국지사 역시 그런 마음으로 사형수 아들의 수의를 지었을 것이다. 이렇게 시로 우리의 맘을 울컥하게 한 시인은 다시 조마리아 애국지사를 담담히 설명해 내려간다.

“아들의 죽음을 앞둔 어미의 심정이 어찌 흔들리지 않았으랴! 그러나 조마리아 여사는 결코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안중근은 그런 어머니의 꺾이지 않는 정신을 배웠던 것이다. 평소 백범 김구 어머니인 곽낙원 여사와 우애 좋게 지내던 조마리아 여사는 곽 여사가 김구에게 엄하게 대했던데 견주어 아들 안중근에게 자애로운 어머니로 알려졌다. 그러한 어머니가 자식의 마지막 가는 길에서는 매우 단호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이윤옥 시인은 시집 머리말에서 대학생들에게 여성독립운동가를 아는 대로 써보라고 했더니 유관순 말고는 거의 백지로 냈더라고 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이 시인은 여성독립운동가를 온 국민에게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수많은 자료를 찾아 이 시집을 내게 되었다고 술회한다. 이 시인은 빛도 없이 명예도 없이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하면서 묵묵히 조국광복에 헌신한 여성들이 어디 202명뿐이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남성에 견주어 널리 알려지지 않음을 안타까워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춘천의 여성의병장 윤희순, 임신부의 몸으로 평남도청에 폭탄을 던진 안경신, 손가락을 잘라 혈서를 쓴 남자현, 안동의 독립운동가 3대를 지키고 그 자신 만세운동으로 잡혀가 두 눈을 잃었던 김락 애국지사를 비롯한 스무 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추모하는 시와 삶의 여정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윤옥 시인은 이 시집을 내려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있었던 중국땅 상하이를 시작으로 27년간의 피난지였던 꽝쩌우, 류쩌우, 창사, 충칭 등은 물론이고 부산, 나주, 안동, 춘천, 대전 등지의 생가나 무덤을 직접 발로 뛰었으며 부평, 수원 등에 생존해 계시는 여성독립운동가를 찾아가 나눈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놓았다.

중국 유주(柳州)에서 14살 어린 나이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에 입대하여 활약한 오희옥 지사(현 86살)는 아직 정정한 편이며 옥사한 이육사 애국지사의 시신을 거둔 이병희 지사(현 95살)는 요양원에서 조용히 삶을 마무리 하고 계신다고 이 시인은 생존 애국지사들의 근황을 전했다.

“꽃반지 끼고 가야금 줄에 논다 해도 말할 이 없는/노래하는 꽃 스무 살 순이 아씨/ 읍내에 불꽃처럼 번진 만세의 물결/눈 감지 아니하고 앞장선 여인이여/춤추고 술 따르던 동료 기생 불러 모아/ 떨치고 일어난 기백/ 썩지 않은 돌 비석에 줄줄이 /이름 석 자 새겨주는 이 없어도 /수원 기생 서른세 명/ 만고에 자랑스러운 만세운동 앞장섰네”   위 시는 책 속에 있는 <수원의 꽃 33인의 논개 ‘김향화’>의 일부이다.

올해로 66돌을 맞는 8·15 광복절을 앞둔 우리에게 ≪서간도에 들꽃 피다≫는 나라사랑의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감동적인 시집이다. 시집 속에는 사진과 함께 백범 김구 어머니인 곽낙원 여사의 그림을 비롯하여 여러 장의 인물 삽화가 들어 있는데 이 그림들은 모두 한국화가 이무성 화백의 솜씨이다. 이 화백은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인기 작가다.

며칠 전 일본의 우익정치인들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면서 울릉도를 방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상황을 보면서 과거 우리 겨레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데에 대한 반성 없는 무뢰한 행동에 불쾌감을 토로하는 국민이 많다. 이러한 때에 여성의 몸으로 일본 제국주의 만행에 항거하며 온몸으로 독립을 쟁취하던 독립지사들의 삶을 그린 이윤옥 시인의 ≪서간도에 들꽃 피다≫는 흐트러진 우리 마음을 다잡는 작은 불씨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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