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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쓴 침구 싫어"…국내여행 수요, 코로나19로 달라진다
"남이 쓴 침구 싫어"…국내여행 수요, 코로나19로 달라진다
  • 광주일등뉴스
  • 승인 2020.06.0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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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국내여행은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된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과거와 같은 국내여행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이후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국내여행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여행도 안심하고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데다 또 다른 감염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여행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3일 발표한 최근 국내여행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1. 여행소비 심리 : 소확행 → 절제의 생활화

코로나19 발생으로 전례없이 큰 소비심리 위축이 일어나고, 이제 과거와 같은 여행·여가를 즐기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경제적 여유도 부족하지만 쓸 기회도 공간도 예전 같지 않다. 해외는 언감생심이고, 제주도, 대구·경북도 가기 쉽지 않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멀리 지나간 이야기고, 이제는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통제에 순응해야 한다.

그러나 여행을 위해 모아둔 돈, 긴급재난지원금 등을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분풀이형, 화풀이형 소비지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2. 생활의 중심 : 집 안~밖 → 집

집 밖에서 시간 보내기가 갑자기 어렵게 됐다. 갈 만한 곳도, 같이 갈 사람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소비, 활동과 여가의 상당 부분이 '집'이라는 공간 내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었던 외식과 사회적 모임은 어렵게 됐고, 때가 되면 외출을 하던 식구 모두가 집에 머물 수밖에 없다. 가족 간 공유시간이 본의 아니게 늘어나며 관계가 나빠지기도 한다. 전업주부의 경우 시간과 공간의 침입이 특히 크다.

여행을 간절히 원하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워 관심사를 돌릴 곳을 찾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으로 '만들기 콘텐츠', '챌린지'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이유이다.

반려동물이 있다면 큰 위안이 될 것 같다.

 

 

 

올림픽 출전 선수와 함께하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에어비앤비 제공

 


3. 여행의 동반자 : 스마트폰

여행 산업은 완전 정체 상태다. 국민 대부분이 연금 상태라 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가족조차도 낯설다. 개인적 두려움(감염)과 사회적 압력(거리두기) 때문에 오라는 곳도 없고, 갈 곳도 없다. 외부로의 연결은 거의 전부 스마트폰으로 이뤄진다.

스마트폰은 전화도 되고, TV·영화관·오락실·음악감상실·자판기 등 뭐든지 집 안으로 불러올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와 같다. 볼거리·놀거리·할거리·살거리·먹거리 등을 원하는 대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을 넘어 삶의 동반자다.

4. 여행의 중요 가치 : 자기만족 → 위험회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여행 중 마주치는 모든 사람, 상품과 서비스도 편안하지 않다. 낯선 사람은 경계심을 유발하고, 숙박여행은 불안하고, 매식은 편치 않고, 비용도 부담스럽다.

여행의 여가화·일상화와 맞물려 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간편 여행이 편하고 마음 놓인다. 간단한 준비물을 갖고 혼자 또는 소수의 동반자와 인근 공원, 멀지 않은 산·들·강·바다에서 편안한 휴식을 찾는 피크닉(소풍)이 좋은 대안으로 보인다.

휴양림, 수목원같은 것이 있으면 더욱 좋다.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며, 안전은 낯선 사람·장소·사물과의 언택트다.

5. 여행의 모습 : 여행이 다시 살아나면 어떤 모습이 될까?

10년은 족히 필요할 여행의 일상화·여가화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곁에 왔다.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코로나가 준 굴레다.

당분간 많은 준비가 필요한 장기 숙박여행은 불가능하고, 간단한 나들이 같은 여행이 있을 뿐이다. 여행갈 여유도 없고, 갈 곳도 마땅치 않고, 낯선 사람과의 만남은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잠자리를 생각하면 숙박여행은 더 어렵고, 자녀가 있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코로나가 종식되어도 과거와 같은 모습의 국내여행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개개인의 먹고, 자고, 다니는 방식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다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즐기고 싶다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는 누구도 모른다. 코로나 종식 후의 여행산업은 이전과 전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가생활 자체가 바뀌었는데 여행이 그대로일 수는 없다.

6. 여행 기간 : 초단기 여행·장기 칩거형 ↑

여행의 근거리, 단기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숙박여행은 여가라기보다는 모험과 도전에 가깝다. 호텔·모텔·콘도·펜션·민박 등 숙박업의 특징은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장소, 물건, 시설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이다. 모두가 꺼려지고 부담스럽다.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멀지 않은 곳으로 나들이에 가까운 가벼운 당일여행을 자주 하는 것이고, 이는 여행의 여가화·일상화라는 큰 추세와 잘 맞는다.

당일여행 경험률(지난 7일 내)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속도가 가장 높았던 3월 19%에 그쳤으나, 5월에 25%(+6%p)까지 오른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와 반대로 인적 드물고 외부와의 교류가 적은 곳에서 장기간의 칩거형 여행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한 달 살기, 세컨드하우스나 장기임대 등의 활용이 많아져 여행기간의 양극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7. 이동수단의 선택 : 승용차의 득세와 다변화

많은 여행객이 가급적 대중교통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낯선 사람과 가까이 있는 것은 편치 않다. 내 소유 이동수단인 승용차가 안심된다.

최근 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승용차로 여행지까지 이동하겠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이 72%가 넘는다.

목적지나 경로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승용차를 잘 활용하면 숙박여행도 좋고 당일여행도 좋다. 경우에 따라 음식, 취사도구, 텐트, 침구, TV까지 갖고 갈 수도 있다. 요즘 인기 있는 SUV가 아니어도 괜찮다. RV도 좋고, Camper도 좋다. 산·들·강·계곡·바다의 오토캠핑장도 매력있다.

8. 여행 먹거리 : 요식업, 식문화의 대변혁

먹거리도 안전이 우선이다. 매식은 불안하다. 음식의 재료, 조리, 상차림, 식기, 장소 모든 것이 미심쩍다. 주 식사는 개인별일지라도 반찬을 공유하기는 찜찜하다. 서빙스푼이 있어도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은 부담스럽고, 식당에서 주는 수저나 그릇 역시 편치 않다.

환경문제가 걱정되지만 일회용품의 장점을 외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한 끼의 식사가 문제가 아니라, 식문화가 문제다.

매식 아닌 다른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커질 것은 분명하다. 미리 조리된 음식을 먹거나, 간편식(라면 등)을 조리해 먹거나, 밀키트(meal-kit)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편의점 도시락도 선택 가능하고, 패스트푸드도 있다. 여행 중 식사는 중요하지만, 매식은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다. 가격과 맛보다 청결과 신뢰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9. 숙박과 보건 : 남의 손 타지 않은 침구·침실 없을까?

내 것이 아닌 물건, 남이 쓰던 물건을 사용하는 것이 불안한 시대가 왔다. 콘도·펜션·모텔·민박이 아니라 최고급 호텔이라도 불특정 다수가 사용한 것을 쓴다는 것은 불편하다.

특히 침구를 하루 밤 내내 쓰는 것은 꺼려질 수 있다. 잠자리 혁신은 먹거리보다 더 중요하다. 청결과 좋은 서비스 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다는 신뢰다. 무슨 대비책을 세우고 실행해도 소비자가 확신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

침구와 주요 용품에 대해서 옵션제도 고려해 볼 만하다. 침구나 욕실 용품, 가구, 어메니티(amenity) 등의 비품 사용여부를 투숙자가 선택할 수 있고, 그 만큼 할인 혜택이 있다면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되고 '윈-윈'할 수 있다.

숙박 환경에 대한 불안감을 확실히 해소해 주지 않으면 숙박업은 긴 터널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소비자는 텐트, 침구, 식기 모두 갖고 캠핑장을 가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고, 대체재로 홈캠핑을 할 수도 있다. 불편하겠지만 불안하지는 않다.

10. 여행 : 떠나는 즐거움 → 지금-여기 중심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에서 여행 계획은 세울 수도 없고 세운대로 되지도 않는다. 여행의 여가화·일상화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여행 산업은 과거와 다를 수 밖에 없다. 근거리·단기간, 당일여행이라는 것은 현지인 중심일 수밖에 없다.

외지 여행소비자를 끌어들여 여기저기 다니게 하고, 장기간 머무르게 하는 연계-체류형 여행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지금-여기'가 중요하다.

'지금-여기'있는 사람들의 소비지출을 촉진하고, 만족시키는 것이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다. 그래야 외지 사람들도 찾아와 소비지출을 일으킬 것이고, 지역경제도 살고 일자리도 생긴다.

 

 

 

 

비포 코로나 vs 애프터 코로나 키워드 비교.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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