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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일의 시] 최길주 시인의 「민초 길을 나서다」…‘내 영혼의 독립’과 ‘의노의 칼’
[이 주일의 시] 최길주 시인의 「민초 길을 나서다」…‘내 영혼의 독립’과 ‘의노의 칼’
  • 기범석 기자
  • 승인 2019.11.22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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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등뉴스=기범석 기자] 일본가 미국이 한패 되어 우리 민족을 심하게 핍박하는 요즘 가슴에 와 닿는 시가 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구례본당 주임신부인 최길주 요셉 신부가 2017년 발간한  시집 ‘마음이 머무는 자리’에 실린 「민초 길을 나서다」이다.

일본이, 미국이 경제침략으로, 지소미아 종료 철회와 주한미군 방위비 덤터기 요구 등으로 우리 정부를 심하게 몰아붙이는 때에 ‘내 영혼의 독립’과 ‘의노의 칼’이라는 어구가 섬뜩하게 와 닿는다.

 

      민초 길을 나서다

                                최길주

내 자란 들녘에

패랭이꽃 숯불처럼 일어날 때

내 영혼의 독립을 선언한다.

 

철모르고 아무렇게나 나불대는

홀로 잘난 몰골들아

내 이르노니,

 

거, 비켜서라!

 

우리, 조국 산하에

개망초꽃 시퍼렇게 피어날 때

우리 의노의 칼을 휘두른다.

 

천방지축, 무턱대고 까불거리는

뜻 없이 잘난 패거리들아

우리 함께 나서노니,

 

저, 돌무덤 속으로 사라져라!

 

작가 최길주 요셉 신부는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1983년 전남대학교에 입학하여 학사·석사 과정을 이수하고(~1990), 이어 뉴질랜드 합작 법인회사에서 식품 연구개발 및 제품생산 분야 슈퍼바이저로 근무한(1989~1994) 이색경력의 소유자이다.

1995년 광주가톨릭대학교에 입학하여 철학·신학 과정을 수학하고, 2001년 최창무 대주교로부터 서품을 받은 뒤, 첫 부임지인 문수동 성당을 시작으로 월곡동·삼학동·염주동 성당 보좌를 거쳐, 진길·화정3동·옥과·운남동·율촌 성당 주임신부로 봉직하였으며, 2019년부터 구례 본당 주임신부로 사목하고 있다.

저서로 수필집 <하느님은 외출 중>과 시집 <마음이 머무는 자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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