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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칼럼] 강원구박사의 중국여행 18
2018년 07월 05일 (목) 10:51:26 박부길 기자 gjinews9788@hanmail.net

   
강원구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
송나라 문화를 알리는 송성(宋城)

지금의 여행 문화는 짧은 시간에 많은 지역을 보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여러 곳을 관광하면 결국 자세히 음미하기보다는 한 장 촬영하기 무섭게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주마간산(走馬看山)식 여행일 수밖에 없다.

이것은 우리에게 여행할 시간이나 자유가 일상적으로 허용되어 있지 못함을 뜻한다. 한 도시에서 며칠을 보내면서 구경을 한다는 것은 여행전문가나 연구 목적이 아니면 할 수 없다. 적은 비용으로 많이 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여행상품으로 가거나 연구 단체에서 연구하면서 가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일 것이다.

중국은 일반적인 관광지는 사찰이 많다. 하나 특이한 점은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 중엔 절을 좋아하지 않고 아예 들어가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서양 사람들은 기독교를 믿지만 절에 와서 감탄하는 것을 보면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서양인들은 하나의 절을 문화로 감상하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절을 종교인 불교로만 대하는 것 같다. 편협한 생각에서 자유로울 때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송성이 항주의 이름난 관광지로 탈바꿈되었다. 송성에는 이런 글이 있다. ‘나에게 하루를 주면, 천 년을 돌려주겠다(給我一天, 還你千年)’ 이 말은 ‘송성에서 하루를 즐기면, 천년의 송나라 문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그럴 듯 하고, 잘 지은 글이다.

북송시대 개봉의 청명절을 그린 청명상하도가 걸어가면서 볼 수 있다. 2010년 상해 박함회에서 사용했던 모양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황제나 장군들의 행차 장면을 볼 수 있고, 일반인들의 결혼식 장면, 그리고 옛날 송나라 거리를 연출하여 천년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남송시대의 황궁, 황궁내의 정원, 일반인의 정원, 역참, 남송시대의 시정 거리, 홍교, 성루, 민속공연장, 삼국시대의 손권 등 항주 출신의 동상들, 송나라시대 서예가로 유명한 소동파의 제자 황산곡의 송풍각시비 등 많은 비석들이 즐비하게 모여 있다.

매일 밤 민속공연장에서 송성 예술가무단이 ‘송성천고정(宋城千古情)’이라는 공연을 하는데 '산밖에 청산이요, 성밖에 성이라. 서호의 가무는 영원히 쉬지 않는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 노는 사람을 취하게 하네…'를 관람하다 보면 꿈속의 세계에 들어간 듯하다.

2천 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연장에서 가장 좋은 장면은 악비와 금나라 김올출과 전투하는 장면으로 웅장하고 감동적이다. 세계 3대 쇼로 알려진 것으로 여행객은 누구나 보고 감탄을 연발한다. 송나라가 항주에 수도를 정할 때 우리나라는 절강성 영파(寧波)를 거쳐 항주까지 왔다.

명청시대를 볼 수 있는 곳은 성황각에서 서호를 멀리 바라보고, 내려와 청하방이란 옛 거리가 있는데, 아주 볼만한 곳이다. 이곳은 여러 가지 잡동사니를 파는 곳으로도 유명하여,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손권(孫權)의 고향

부양(富陽)시는 항주시에 속하는 현급시로 인구도 많고 커다란 도시이다. 시내에 부춘강이 흐르며, 항주 시내로 흐르는 전당강이 상류로 올라가면서 춘강(富春江)이 되고, 그 위로 ‘신안강(新安江)’이라 부른다.

부양시의 인물들이 많이 배출된 곳이다. 삼국시대 동오(東吳)의 손권이 태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한나라 말기에 중국을 갈라놓았던 3국 가운데 하나인 동오의 황제로 남경(南京)을 중심으로 중국 동부지역을 차지했다. 형 손책을 계승하여 강동 6군을 다스리고 제압했다.

그는 208년 유비와 연합하여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군대를 대파했으며, 222년 이릉(夷陵)전투에서 유비를 무찌르고, 같은 해 오왕 임을 선포했다. 손권의 고향에 들어가면 고풍스러운 집들이 보이고, 용문(龍門)이란 글과 태극마크가 크게 입구에 보인다. 마을 가운데에 손씨대종사(孫氏大宗祠)가 있으며, 후손으로 손문(孫文) 등 이름이 나열되어 있는 것을 보면 ‘훌륭한 집안이구나’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
대치(大痴) 황공망(黃公望)은 강소성 상숙(常熟)에서 태어났으며, 원나라 시대 화가로 1347년부터 4년간 그린 ‘부춘산거도’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하다. 원나라시대 서예․음률․시문․그림 등에 뛰어난 재능을 지녀 4대가라 일컬었으며, 후대의 화가들은 황공망의 절개와 자연과의 친화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해박한 학식을 갖추고 있었다.

그는 산수화에 특히 뛰어났는데, 그가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50세에 이르러서였다고 한다. 말년에 이르러 도교에 심취한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부춘산에 은거하면서 그곳의 풍경을 화폭에 옮겼다. 3년 만에 완성했다고 하는 ‘부춘산거도’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림의 반은 중국에 있고, 반은 대만에 있다. 중국인들이 말하길 ‘부춘산건도가 합치는 날 중국이 통일 될 것이다’ 라고 말한다. 명절 때가 되면 TV방송에 부춘산거도를 한정판으로 인쇄하여 팔고 있는 것을 보았다.

대치선생이 중국에 있다면, 우리나라에 소치(小痴) 허련 (許鍊)선생이 있다. 소치 선생은 조선 말기의 화단에 남종화풍을 토착화하는 데 기여했으며, 그의 화풍은 오늘날 호남 화단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추사 김정희로부터 "소치 그림이 나보다 낫다"라는 칭찬을 받았다. 그가 지향했던 그림이 남종화였음은 황공망의 호인 대치(大痴)를 따 자신의 호를 '소치'라 한 것과, 중국 남종화의 시조인 왕유(王維)의 자를 본떠 이름을 '유'(維)라고 고친 것에서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엄자릉(嚴子陵)의 낚시터(釣臺)
엄자릉(嚴子陵)은 장(莊) 씨이며, 후한 회계군(會稽郡) 여요현 사람으로 자는 자릉(子陵)이고 이름은 광(光)이다. 젊어서부터 명성이 높았으며 후한의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와도 함께 공부했다. 그러나 광무제가 즉위하자 자신의 성을 엄(嚴)으로 하여 은거하였다.

광무제는 그를 현자(賢者)라고 생각하였기에 전국 방방곡곡을 수소문하여 찾았다. 어느 날 한 남자가 양가죽 옷을 걸친 채 연못에서 낚시질하고 있다는 말을 듣자 광무제는 그가 바로 엄자릉이라 생각하고 수레와 귀한 예물을 보내 궁으로 초대하였다. 그러나 엄자릉은 세 번이나 거절한 뒤에야 응하였다.

광무제는 어느 날 누워 있는 엄자릉에게 옛 친구처럼 배를 어루만지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도와 달라고 하였다. 하지만 엄자릉은 “옛날에 요(堯) 임금은 그렇듯 덕행이 있었지만 소부(巢父)는 요 임금이 자기에게 자리를 선양하려 한다는 말을 듣자 즉시 냇가에 가서 귀를 씻었습니다. 선비에게는 자고로 지조가 있으니 어찌 강요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거절하였다. 광무제는 그를 신하로 삼을 수 없는 것을 탄식하며 다시 돌아갔다.

그 이후에도 광무제는 엄자릉을 불러들여 옛날 일을 언급하며 며칠 동안 함께 누워 자기도 하였다. 여전히 옛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지냈으나 광무제가 그에게 간의대부(諫議大夫)를 제수하려 하자 사양하고 부춘산(富春山)에 들어가 다시 은거하였다. 우리나라에는 부춘정이라는 정자가 많이 있는데, 모두가 이를 본따 만든 것이다.

천도호(千島湖)
천도호는 항주시내의 전당강을 따라 올라가면 부춘강이 나오고, 그 다음이 신안강이다. 호수 안에 천개의 첨이 있어 ‘천도호’라 부른다. 항주시내로부터 150km 지점에 있다. 천도호는 항주시 순안현에 있는 호수인데, 자연 호수가 아닌 전당강의 상류인 신안(新安)강을 막아서 만든 인공호수다.

천도호는 1959년 중국에서 첫 번째로 자체 디자인하고 설비를 제조해 건조한 대형 수력발전소로 형성된 인공호수이다. 천도호 풍경구는 982㎢에 달하며 그중 호수면적은 573㎢에 달한다.

천도호는 1078개의 섬을 소유해 세계기록총회의 세계에서 섬이 가장 많은 호수로 등재되었다. 천도호의 평균 수심은 34m이고 가장 깊은 곳은 108m에 달한다. 국가 1급 수질을 보유한 천도호는 그 어떤 처리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 마실 수 있어 '천하제일 물'로 불리우고 있다.

경치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섬에는 유명한 사람들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오늘날은 새로운 풍습이 생겨났다. 청춘 남녀가 ‘서로 사랑을 변치 말자’는 다짐의 의미로 열쇠를 잠궈 매놓은 ‘열쇠 섬’도 있다.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가면 황산첨(黃山尖)이 나온다. 별로 높지 않은 산봉우리이지만 케이블카가 잘 만들어져 있으며, 아름다운 섬들을 볼 수 있다. 점심은 배에서 할 수 있고, ‘천지’라는 섬에 용(龍)자가 많이 새겨져 있다.

매봉(梅峰)이란 곳은 천도호의 한 중앙에 있으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섬들은 황산첨보다 아름답다. 중국의 대문호 곽말약(郭沫若)이 지은 시가 있다. 이곳을 지나면 황산시내가 바로 앞이다. .

 

제갈촌(諸葛村)

천도호로 가기 전에 건덕(建德)을 지나 난계(蘭溪) 서쪽 18km 정도 들어가면 제갈촌이 있다. 말괘촌(八卦村)으로도 부르며, 주민은 4천명 정도 살고 있는데, 중국에서 가장 많은 제갈공명의 후손들이 살고 있다.

마을 가운데 제갈공명을 모시는 무후사(武侯祠)가 있으며, 마을은 온통 태극 마크와 팔괘로 꾸며져 있다. 사천성 성도의 무후사보다 훨씬 오밀조밀하여 보기도 아름답고, 만일 도둑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길을 찾을 수 없어 붙잡힌다는 곳이기도 하다.

삼국시대 제갈씨의 활약이 눈에 띈다. 촉나라의 제갈량, 오나라의 제갈근, 제갈각, 위나라의 제갈탄 등은 모두 자기 나라의 대신이나 재상으로서 중임되었다. 제갈근은 제갈량의 친형이고, 제갈각은 조카이며, 제갈탄은 4촌이다. 한 집안에서 각국의 지도자들을 배출했으니 이는 천하의 영광이었다.

제갈 집안의 이런 활약은 당시에서는 돋보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활약은 삼국시대에만 있었다. 이곳의 옛 이름은 󰡐고륭󰡑이다. 제갈 팔괘촌은 중국 제일의 팔괘로 배치된 마을이다. 마을 전체는 거대한 살아있는 문물이고, 중국 옛 마을과 옛 민가가 완전하게 보존된 본보기이다. 마을은 명청시대의 집들이 200여 채의 고건축물이 있다.

팔괘촌 입구에는 상가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특산품 구매는 물론 팔괘촌 전통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식당들이 많이 모여있다. 마을 전체의 절대 다수의 사람이 모두 1700여년 전 촉의 재상 제갈량의 후손이다.

온 마을 사람은 거의가 성이 제갈씨이고, 극소수만 다른 성씨다. 통계에 의하면 전국에 제갈량의 후손은 1/4이 이곳에 살고 있다고 한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마을 전체가 팔괘형을 드러내어 구궁팔괘진과 일치한다. 1925년 북벌 전쟁 기간 3일간의 격전을 벌였는데 놀랍게도 마을에 총알이나 포탄이 떨어지지 않았고 마을 전체가 손상됨 없이 안전하였다.

항일 시기에는 일본 군대가 마을 밖의 고륭강의 큰길을 지나면서도 의외로 이 마을을 발견치 못했다. 이곳은 가가호호는 서로 얼굴을 맞대고 등을 기대며 종횡으로 난 길들이 통한 듯 막혔다. 

외부인이 무턱대고 마을에 들어갔다가는 잘 아는 사람을 따라서 길을 가지 않으면 왕왕 들어가서는 나올 수 없다. 도적이 무턱대고 들어왔다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다 사로 잡혔다고도 한다.

완전하게 보존된 명청시대의 고건축과 문물로 오랜 것은 지금으로부터 700여 년전이다. 700여년 이래 왕조의 교체, 사회 동란, 전쟁의 난리 속에 얼마나 많은 중국의 명루나 고찰이 전쟁으로 불타고 훼손되었는지 모른다. .

기록에 의하면 제갈량의 14세손 제갈이가 절강성 수창현에서 현령을 하였다. 그가 절강 제갈씨의 시조이다. 제갈이의 아들 제갈청은 북송 천희 2년 (1018년) 난계로 이사 왔고 제갈청의 아들 제갈승재는 난계에서 10대를 전하고 제갈대사에 이르러 온 집안을 데리고 고륭으로 이사했다. 무후사내에는 대공당, 승상사당, 의사당이 있다.
 

2018년 7월 4일

강원구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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