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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칼럼] 강원구박사의 중국여행 9
2018년 04월 16일 (월) 16:42:38 박부길 기자 gjinews9788@hanmail.net

   
강원구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
세계화의 상징 정화(鄭和)

상해시에서 양자강을 따라 강소성에 접어들면 태창(太倉)시가 나온다. 양자강가에 정화의 거대한 기념비가 나온다. 정화는 명나라 영락제의 지시로 1405년부터 1433년까지 수백 척의 선단을 지휘해 일곱 차례나 항해하였다. 정화의 함대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인도, 중동은 물론 멀리 아프리카까지 닿았다.

정화의 항해 기록 대부분은 없어지고, 정화를 다시 역사 속으로 불러낸 인물은 청나라 말기의 개혁가인 양계초(梁啓超)이다. 1980년대엔 등소평이 개혁개방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바다로, 세계로 나아갔던 정화를 되살렸다.

정화는 운난성에서 태어났다. 성은 마(馬), 이름은 삼보(三保), 이슬람교를 믿는 희족이었으며, 11세 때 고향인 곤명이 명나라에 의해 정복됐다. 그를 환관으로 만들었고, 이후 환관이 돼 북경으로 보내졌는데, 1399~1402년의 ‘정난(靖難)의 변’때 무공을 세웠다.

당시 황제인 건문제와 지방 세력인 연왕(燕王)의 싸움에서 연왕 편을 들었고 연왕이 승리해 영락제에 오르자 ‘정(鄭)’씨로 성을 하사 받았으며 장관 격인 태감이 되었다. 정화의 함대는 ‘보물을 찾으러 떠나는 배’로도 불렸다. 그의 선대 중 큰 것은 길이 150m, 폭이 60m가 넘었으며, 2500t급으로 한 척에 1,000명 가까이 승선했다. 한번 출항에 100척 가량이 동원됐고 승무원은 2만 7천명 정도였다.

정화의 해외 원정을 수행했던 선원 후예를 아프리카에서 찾았다고 해 화제였다. 주인공은 아프리카 케냐 동부 해안의 라무군도 파타이섬 출신의 엠와마카 샤리푸라(2005년 19세)라는 소녀. 그녀는 케냐 주재 중국대사관에 편지를 보내 ‘나는 중국인 선원의 후예’라고 주장하면서 ‘중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소녀는 정화의 유적을 추적하던 중국 언론의 관심을 끌었고 마침내 중국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중국에 도착한 소녀는 중의학을 공부한다. 그녀가 태어나 살고 있던 파타이섬에 대대로 전해오는 구전에 따르면, 아주 오랜 옛날 중국 배가 파타이섬 앞에 왔다가 암초에 부딪혀 부서졌다. 선원 대다수는 숨지고 20여명이 헤엄을 쳐 해안가에 도착했다. 이들은 현지 부족민들에게 농사 짓는 법과 그물로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며 살아가면서 현지 여성들과 결혼해서 정착했다.

소녀는 중국인들의 핏줄을 잇기 위해 딸을 낳으면 아들을 낳은 선원 집안에 시집을 보내는 전통을 꾸준히 지켜왔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문자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파타이섬에서는 중국 도자기와 파편들이 대거 발견되었고, 중국 과학자들은 그녀의 어머니 머리카락을 채취해 DNA검사를 통해 중국인의 핏줄이 섞여 있음을 확인했다.

그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화의 용기와 모험정신을 존경한다”고 말하고 “조상을 본받아 나도 용감하게 이역만리 조상의 나라에서 공부를 해서 나중에 케냐 국민들을 위해 의료 봉사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태창 시내에 있는 정화기념관이 만들어져 있다.


김택영 선생이 묻혀있는 남통(南通)
양자강을 사이에 두고 소주와 남통을 이은 다리를 소통대교(蘇通大橋)라 부른다. 남통에 일찍부터 가고 싶었으나, 무석 강음(江陰)시의 강음대교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너무 멀어 갈 수 없었으나, 다행히 소통대교가 개통되어 갈 수 있었다. 시가지는 항주나 무석에 미치지 못하지만 큰 도시임에 분명하였다.

이곳에 남산(南山)이 있는 줄 알았는데 낭산(狼山)이었다. 남통은 창강 김택영(金澤榮) 선생이 망명하여 살았던 곳이며, 묘가 낭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원 입구에 강해제일산(江海第一山)이란 비석이 크게 있었다. 입장권을 구입하고 케이블카로 산에 오르니 양자강이 넓게 보였다. 원래 낭산은 양자강 속에 있는 섬이었는데, 한쪽이 막혀 육지로 변한 곳으로 남통에는 유일한 관광지이다.

김택영 선생은 한말 유학자이다. 동신대학에서 강의할 때 남경대학에서 온 교수와 이야기 하던 중에 고향이 남통(南通)이란 말을 듣고, “창강(滄江) 깅택영선생을 아는가” 물어보니, 그는 “우리 할아버지와 친하게 지내어, 지금도 우리 집에는 창강의 글씨가 있다” 면서 자랑을 하였다.

언젠가는 창강의 묘를 참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강 김택영선생은 1850년에 태어나 1927년에 자결한 분으로 한말 유학자이며, 애국지사이다. 그는 개성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학문에 힘썼는데, 특히 열하일기 등을 지은 대문장가 박지원(朴趾源)선생의 저서 등을 탐독하였다.

17세에 성균관 초시에 합격했고, 19세 때 이미 문장이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며, 평양과·금강산 등지를 돌아다니며 빼어난 시문을 남겼다. 강위(姜瑋),·이건창(李建昌),·황현((黃玹) 등과 깊은 교우관계를 맺기도 하였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국가의 장래를 통탄하다가, 중국으로 망명하여, 양자강 하류 남퉁에서 장건(張騫)의 도움으로 출판소의 일을 하게 되었다. 이 시기 창작활동은 물론 한문학에 대한 정리와 역사 서술에도 힘을 기울였다.

중화민국정부에 우리나라 독립 지원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쓰기도 했으며, 중국의 계몽사상가인 양계초(梁啓超)·장병린(章炳麟) 등과도 교유가 있었다.

그의 거처에는 장지연(張志淵)을 비롯하여 망명한 애국지사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았으며, 그는 망명지에서 중국 지식인들과 교유하며 시문을 짓고, 문집을 편찬하여, 문장가와 역사학자로서 그의 정체성은 남통에서 이루어졌다. 1882년 김윤식(金允植)의 추천으로 임오군란 때 서울에 들어온 중국의 진보적인 지식인 장건과 알게 되었는데, 장건은 그의 시문을 격찬했다.

을사조약이 체결되어 국권이 사실상 상실되자 모든 관직에서 물러났다. 1908년 중국으로 망명하여 <안중근전>을 펴내 민족의식의 고취를 꾀했으며, 한일합병 조약 체결에 항의하여 자결한 친구인 황현의 행장과 시문을 모아 <황현본전 매천집> 등을 펴냈다. 그의 거처에는 장지연을 비롯하여 중국에 망명한 지사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았다.

樓에 올라, 金澤榮

남에서 날아오는 기러기 소리
시름 많은 나의 잠을 흔들어 깨워
밤에 홀로 높은 樓에 올라서 보니
달빛만 하늘에 가득 찼구나

하루 열 두 시 그 어느 때인들
고국을 그리지 않았겠는가
멀고 먼 삼천리 이역 땅에서
이 한해를 또 다시 보내야 하는가

아우도 형님도 이젠 늙어서
모두 다 백발이 성성한데
그리운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조용히 청산에 누워 계시리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조국을 되찾고
산과 들에 무궁화 하얗게 피면
푸른 물결 출렁이는 2천리 압록강에

배 띄워 두둥실 고향으로 돌아가세

 

 

2018년 4월 16일
강원구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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